부동산 부동산일반

6월 이후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 엇갈리는 전망

강현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17 17:57

수정 2020.05.17 17:57

L형 침체
코로나 충격 가시화땐 집값 하락
U자 회복
추가 규제 없어 연말 완만히 회복
V자 회복
저금리 등에 집값 상승 빨라질 것
6월 이후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 엇갈리는 전망
올 하반기 서울 부동산 시장의 향방을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팽팽하게 갈리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토교통부는 최근 전매제한 확대, 법인 규제 등 규제책과 소규모 재건축 확대 등 공급책을 병행해 내놨다. 또 6월부터는 다주택자 보유세 부담이 커지고 양도세 중과 유예기간이 만료돼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올 하반기 서울 부동산 시장이 L자형(장기 침체), U자형(완만한 회복), V자형(가파른 반등) 중 어떤 추세로 흐를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L자형 "가격하락 이어진다"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부동산 시장이 L자형 침체에 돌입할 것으로 예측하는 전문가들이 주목받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와 더불어 코로나19발 충격이 아직 부동산 시장에서는 가시화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은 아직 공항이나 항공사에만 제한적으로 나타난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질수록 서울 부동산 매입에 대한 수요가 줄어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 교수는 이어 "부동산 가격이 오를 수 있는 유일한 요인이 유동성뿐인 상황에서 정부의 대출 규제가 강하기 때문에 집값 상승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L자형 흐름을 주장한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수석연구위원은 "수요 위축만이 가격 조정을 가져올 수 있다"는 근거를 들었다. 채 연구위원은 "이미 12·16대책으로 고가 주택에 대한 수요가 줄었고, 아래 가격대 주택까지 순차적으로 수요가 위축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정부에서 향후 추가 수요 위축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어 수요 위축으로 인한 가격 하락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U자형 "추가 규제 수단 없을 것"

정부가 추가 규제 수단을 내놓지 않을 것으로 본 전문가들은 집값의 완만한 상승을 예상했다.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5·6 공급 대책을 내놓은 것이 서울 수급 상황에 대한 걱정과 우려를 드러낸 증거"라며 "하반기엔 서울 공급에 대한 기대감이 표현되는 시장으로 변하면서 빠르면 올 연말, 내년 1·4분기부터는 완만하게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위원도 "경기침체와 정부 규제로 지금 당장 상승은 어렵지만 서울 아파트의 희소성은 여전하다"라며 "'똘똘한 한 채'라는 인식 역시 강하기 때문에 서울과 강남3구의 집값을 잡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위원은 이어 "비수기인 7~8월 들어서도 서울 집값이 빠지지 않는다면 서울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코로나19, 경기침체, 정부 규제 등 모든 악재를 다 이겨내고 버텼다는 의미"라며 "이 경우 집값 상승에 무게를 두는 게 맞다"고 말했다.

■V자형 "수요 계속 늘 것"

일부 전문가는 가격 상승을 예상하면서 속도는 U자형보다 더 빠를 것으로 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상반기 나온 다주택자 매물이 상당히 적었고 서울 전셋값은 여전히 오르고 있다"며 "향후 1~2년간 다소 하락했다가 다시 급등하는 V자형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금리와 유동자금, 수요가 합쳐져 상승 요인은 충분하다"며 "그동안 정부 규제에도 서울 집값이 크게 하락하지 않는 게 이를 증명한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그러면서 "이에 더해 서울에 광역급행철도(GTX), 소규모 재건축, 가로정비사업 등 크고 작은 개발 호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점도 집값 상승에 무게를 싣고 있다"고 덧붙였다.

niki@fnnews.com 강현수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