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BOE, 324년 사상 첫 마이너스 금리 검토…연준도 돌아설까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21 09:51

수정 2020.05.21 09:51

[파이낸셜뉴스] 영국 중앙은행인 영국은행(BOE)이 20일(이하 현지시간) 유럽처럼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 가을께 마이너스 금리가 도입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역시 마이너스 금리를 검토할 것이란 전망도 다시 나왔다. 골다만삭스는 일정 조건이 갖춰지면 연준도 결국 금리를 제로 이하로 떨어뜨려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거듭 마이너스 금리는 선택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내년께 마이너스 금리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324년 역사상 첫 마이너스 금리 검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BOE의 마이너스 금리 가능성이 무르익고 있다.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는 이날 하원 재무위원회 질의응답에서 마이너스 금리를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채권시장에서는 국채 경매에서 영국 재무부가 발행한 3년만기 국채 수익률이 -0.003%로 정해졌다.

시장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추가 경기부양 필요성이 높아질 올 가을께 BOE가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베일리 총재는 하원 위원회 증언에서 마이너스 금리 가능성을 묻는 의원의 질문에 "물론 현 상황에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 수단들을 계속해서 활발하게 검토하고 있다"면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도입 가능성을 "원칙적으로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마이너스 금리를 동원한 다른 중앙은행들의 경험을 매우 신중히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일리는 1주일 전만 해도 BOE는 마이너스 금리를 "계획하거나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지만 이날 하원 위원회 증언에서는 자신의 입장을 "조금 바꿨다"면서 이같이 답했다.

다만 그는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 앞서 최근의 금리인하 효과를 점검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단서를 달았다.

베일리는 지난 3월 BOE가 사상최저 수준인 0.1%로 기준금리를 인하한 점을 상기시키고 "지금까지의 금리인하에 대해 경제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먼저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이너스 금리가 확정되면 도입 시기는 올 가을이 될 전망이다. 그때가 돼야 경제재개에 따른 추가 경기부양 정책 필요성이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BOE 통화정책위원회(MPC) 위원인 조너선 하스켈은 BOE는 경제봉쇄가 해제되더라도 가계와 기업지출이 되살아니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경제회복 단계에서는 통화·재정정책이 '믿을 수 없을 만큼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도 마이너스 금리 카드 꺼내들까
포천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연준내 마이너스 금리를 감안할 때 단기간에 마이너스 금리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연준의) 일관된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마이너스 금리 주장은 힘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2일에도 마이너스 금리는 '선물'이 될 것이라며 연준에 마이너스 금리를 압박했다.

연준은 지난달 28~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고, 파월 의장은 지난주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화상회의에서 "이는 연준이 지금 검토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마이너스 금리 주장에 쐐기를 박았지만 압력은 고조되는 분위기다.

애널리스트들은 그동안 수요와 대출확대를 유도하고 경제를 부양하는데 마이너스 금리는 효과가 없다고 평가해왔고, 연준도 마이너스 금리가 은행들을 압박하고 대출도 되레 줄어들게 한다며 반대해왔다.

골드만삭스는 그러나 연구 결과들은 다른 결론을 내리고 있다면서 "대부분 연구결과에서는 금리를 마이너스로 떨어뜨리는 것이 금융여건을 실제로 완화하고" 이에따라 경기부양 효과도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연구 결과들은 "선제안내(포워드 가이던스)와 자산매입이 간극을 메우고 재무부(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의회)가 추가 자금을 투입해야만 하는 위험자산의 극적인 충격들을 막을 수 있다는데 회의적"이라면서 "연준의 태도는 바뀌지 않았지만 주변 환경은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연준의 마이너스 금리가 현실화하려면 코로나19가 아닌 취약한 수요가 '주된 경제문제'가 돼야 하고, 실업률 고공행진이 지속하는 가운데 막대한 재정정책 대응이 이뤄져야 하며, 자산 매입 증가세가 어떤 이유에서건 매력을 상실해야 한다는 조건들이 충족돼야 한다고 전제했다.


시장에서는 내년에 연준의 기준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