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아르헨, 결국 9번째 디폴트…앞으로 어떻게 되나?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24 14:22

수정 2020.05.24 14:22

채무 재조정 협상은 계속…협상 시한 10일 더 연장
아르헨티나의 마르틴 구스만 경제부 장관.뉴스1
아르헨티나의 마르틴 구스만 경제부 장관.뉴스1


[파이낸셜뉴스] 아르헨티나가 9번째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가 됐다. 마감 시한은 넘겼지만, 아르헨티나 정부와 채권단은 협상을 이어감에 따라 아직까진 '기술적 디폴트'에 해당한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협상 시한을 내달 2일까지로 열흘 더 연장한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아르헨티나는 22일(현지시간) 지급 기한이던 채권 이자 5억300만달러(약 6240억원)을 지불하지 못했다. 원래 납기였던 지난달 22일 이후 30일간의 유예기간마저 넘겼다.

아르헨티나로서는 1816년 독립 이후 무려 아홉 번째 디폴트다.
2000년 이후로는 2001년, 2014년에 이어 세 번째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마지막 데드라인까지 채권단과 협상에 이르지 못하면, 채권단이 채무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잇따라 제기할 수 있다. 지난 2001년 디폴트 당시 이같은 소송전이 벌어져 무려 15년 간 이어졌다. 아르헨티나는 국채를 발행할 수 없었고, 이는 경제 불황의 시작이 됐다. 일단 채권단은 당장 소송에 나서는 대신 협상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협상 타결 가능성이 열려있는 이유다.

외신들에 따르면 협상에 정통한 익명의 관계자는 "양측의 협상이 며칠 내로 돌파구를 찾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두드러진 진전이 있었다. 포괄적인 합의가 며칠 내로 분명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마르틴 구스만 경제부 장관도 앞으로 정부와 채권단 간 합의 가능성에 대해 "비교적 낙관적"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신뢰를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르헨티나는 채권단과 650억달러(약 80조원) 규모의 채무 재조정 협상을 진행중이었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정권은 전임 정부가 쌓아놓은 부채가 이미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선언한 후, 지난달 3년의 상환 유예, 이자 62%와 원금 5.4% 삭감 등의 조정안을 제시했다.

주요 자산운용사들로 이뤄진 채권단 그룹 3곳은 정부안을 거부한 채 역제안을 내놨고, 양측은 협상을 이어갔지만 이날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디폴트 단골'이란 오명을 쓰게 된 아르헨티나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더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2년 연속 경기 침체, 가파른 물가 상승과 치솟는 빈곤율·실업률로 신음하는 아르헨티나 경기침체의 골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