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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 데이터3법과 인슈어테크, 원격진료의 미래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25 17:16

수정 2020.05.25 17:16

[fn논단] 데이터3법과 인슈어테크, 원격진료의 미래
올해 초 통과된 데이터3법을 통해 가명 처리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미래성장 엔진에 목말라 있는 상황에 반가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 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석유에 비견되는 소중한 자산인데, 이를 활용할 근거가 마련된 것은 미래를 향한 중요한 첫걸음인 것이다. 과거 통계학을 통해 보험산업이 성장한 것처럼 데이터 분석은 보험산업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기술과 보험의 융합을 인슈어테크라 지칭한다. 전통적 보험산업이 보험 영업사원의 대면영업을 통해 감성적으로 개개인을 설득하는 방식이었다면 인슈어테크 시대에는 모바일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보험을 고르고 가입하는 비대면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고객의 실시간 데이터에 바탕해 최적의 보험을 추천해주고 나아가 개인의 생체 데이터 변화에 따라 보험료율 자체를 실시간 재산정해주는 UBI보험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웨어러블 스마트 헬스기기 보급의 확산, 원격진료 헬스플랫폼의 성장 그리고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의 효율화로 인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적으로 원격진료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중국의 핑안굿닥터, 미국의 텔레헬스와 같은 기업의 주가가 폭등하고, 사용자도 급증하고 있다. 이번 계기로 의료혁신의 주축이었던 원격진료 플랫폼 기업들이 커다란 시대적 모멘텀을 얻게 된 것이다. 스마트헬스케어 플랫폼 기업들은 오프라인 의사들과 앱 사용자를 연결한다. 단순 진료 예약뿐 아니라 화상·텍스트 기반 원격진료를 연결하고, 일부분 인공지능 의료 가이드 또한 제공한다. 사용자들은 앱을 통해 간편하게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으므로 요즘 같은 바이러스 유행 상황에서 감염 우려가 높은 병원을 방문하지 않아도 되고, 병원 왕래로 인한 시간적 낭비도 필요없게 된다. 이렇게 의료서비스를 간소화하고자 하는 사용자들이 유입되는 스마트헬스케어 플랫폼은 모인 사용자들에게 부가적으로 맞춤형 의료기기, 약, 건강식품, 보험상품을 추천하게 된다. 따라서 스마트헬스케어 플랫폼의 맞춤형 추천을 위해서 데이터 분석은 판매를 촉진할 수 있는 매우 좋은 도구인 것이다.

데이터3법은 한국 경제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성을 열어주었다. 우선적용될 분야는 인슈어테크와 원격진료이며, 글로벌 기술 변화의 트렌드에서도 당연한 변화의 방향성이다. 그러나 데이터3법으로 인슈어테크, 원격진료가 당장 활성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여전히 각종 규제에 가로막혀 해외에선 가능한 사업모델이 불법인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데이터를 소중한 자산으로 여기게 되는 관점의 전환이 이뤄질 수 있는 전환점을 제공했다는 데서 큰 의미를 찾고자 한다. 한국은 모바일 침투율, 인터넷 속도, 5G 변화 측면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데이터를 활용한 산업에서도 한국은 충분한 글로벌 경쟁력을 지니고 있음을 증명할 기회가 온 것이다.
변화는 기득권을 쥐고 있는 자에게는 위협일 수 있지만, 미래를 바라보고 교란적 혁신을 꾀하는 창업가들에게는 기회다. 글로벌 혁신의 커다란 흐름에 보조를 맞춰서 더욱 빠르게 변화하는 우리가 됐으면 한다.
데이터3법을 활용한 다양한 혁신적 시도가 가슴 뛰게 기다려지는 이유다.

정주용 비전크리에이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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