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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웨이모 낳은 것처럼 SKT도 글로벌 유니콘 키운다 [사내벤처 키우는 대기업]

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27 16:48

수정 2020.05.2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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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SK텔레콤
핵심은 '스핀 아웃'
가지고 있는 유망기술을
4단계 사업화 프로그램 거쳐
전문회사 만들어 기술 독립
시장에 나간 기술은
영역 구애없이 다양하게 활용
알파홀딩스·KDB산은도
스타게이트 프로그램 조력자
구글이 웨이모 낳은 것처럼 SKT도 글로벌 유니콘 키운다 [사내벤처 키우는 대기업]
SK텔레콤은 자사가 보유한 핵심 기술 자산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를 분리시켜 별도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를 기반으로 5세대(5G) 통신 시대 B2C(기업·소비자간거래)와 B2B(기업간거래) 분야에서

다양하고 새로운 비즈니스가 지속적으로 탄생해 국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망 ICT 스핀아웃

SK텔레콤은 급변하는 글로벌 경쟁환경에서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지난해 3월 사내 유망 정보통신기술(ICT)을 스핀아웃(사업화)하는 스타게이트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스타게이트라는 이름은 동명의 영화에 등장하는 4차원 세계로 순식간에 떠날 수 있는 장치에서 착안해 만들어졌다. 사내 우수한 ICT를 글로벌 시장에 초고속으로 진출시키겠다는 SK텔레콤의 의지가 담겼다.

SK텔레콤은 기술 스핀아웃을 통해 유망기술 기반의 글로벌 ICT 유니콘을 만들어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까지 3개 기술을 스핀아웃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시킬 예정이다. 시장으로 나간 기술은 SK텔레콤의 사업영역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쓰이며 경쟁력이 향상된다. 외부 자본투자를 받아 사업화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는 세계적 ICT기업인 구글이 기술기반 사업을 성장시키는 방식과 유사하다. 구글은 지난 2009년 내부의 자율주행 연구 프로젝트를 웨이모로 독립시켜 현재 자율주행차 분야의 선두기업으로 만들었다.

SK텔레콤의 기술 스핀아웃은 ICT 생태계 확장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첨단기술 스핀아웃은 태양광전지, 평면TV 등 혁신제품 개발로 이어졌다. SK텔레콤은 자사의 유망기술이 글로벌 무대로 나가 다양한 분야의 협력사들과 새로운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성원들은 스타게이트를 새로운 도전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제조업 특화 인공지능(AI) 데이터 분석 솔루션 기술을 개발했던 구성원들은 2018년 5월 마키나락스를 창업했다. SK텔레콤, 네이버, 현대자동차 등의 투자를 받아 미국과 한국에서 사업을 진행 중이다.

■기술검증부터 후속 지원까지 4단계 구성

스타게이트는 △기술 상용화 가능성 검증 △거점시장 검토 △기술 스핀아웃 △성장 지원 등 4단계로 구성된다. SK텔레콤은 각 단계에서 다양한 분야의 앞선 역량을 총동원해 사업화 성공을 지원한다.

기술 상용화 가능성 검증은 AIX센터 테크 이노베이션 그룹이 맡는다. 테크 이노베이션 그룹은 지난해 1월 신설된 기술사업화 전담조직으로 기술의 독창성, 완성 수준, 사업화 가능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면밀한 검토를 진행한다. 사업화 대상기술은 CES, MWC 등에서 어워드를 수상해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거나 ICT 관계사에 적용되는 등 차별적인 경쟁력을 증명해야 한다.

거점시장 검토는 지난해 1월 미국 뉴욕에 설립한 'SK텔레콤 TMT Investment Corp.'와 SK텔레콤 홍콩사무소 등 해외조직이 담당하며 △현지 시장 및 기술 동향 △사업 파트너 △투자자 그룹의 관심도 등을 분석한다. 제조업 연관기술은 중국 시장, 미디어와 AI 등 첨단 ICT 기술은 미국 시장 중심으로 사업화를 검토한다.

기술 스핀아웃 단계에서는 기술사업화 방법과 사업화 주체 조직을 결정한다. AIX센터와 Corporate Development 센터(투자담당)는 시장분석 등을 통해 적합한 기술 스핀아웃 형태를 결정한다. 기술 스핀아웃 형태는 △외부투자를 받아 신규 회사 설립 △타사와 결합 △외부 파트너사와 합작회사 설립 등 크게 3가지가 있다. 양자암호통신 기술은 스핀아웃해 IDQ와 결합하는 방식을, ATSC 3.0 기술은 싱클레어와 합작 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을 각각 선택했다.

스핀아웃 형태가 결정되면 AIX센터와 HR을 담당하는 기업문화센터가 사업화 조직을 구성한다. 해당 조직은 빠른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사업화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2~6명의 소수 정예로 꾸려진다. 조직 구성원은 내부에서 선발하거나 필요한 경우 외부에서 영입한다.

스핀아웃한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성장지원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T오픈랩은 분사한 기술이 꾸준히 발전할 수 있도록 공간, 장비, 기술 등을 지원한다. 또한 외부 전문가와 연계해 사업 운영과 발전 방향에 대한 별도 코칭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산업계·학계 파트너십 지속 개발

SK텔레콤은 지난 3월 첨단 기술분야 투자 및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알파홀딩스와 AI 반도체 등 기술사업화 및 투자유치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은 SK텔레콤이 보유한 유망기술의 별도 사업화를 빠르게 추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양사는 SK텔레콤이 지난해 시작한 사내 유망기술 사업화 프로그램 스타게이트를 통해 AI 반도체, 라이다(LiDAR) 등 유망기술의 사업화 추진 및 독립 법인들의 성장을 지원한다.

아울러 SK텔레콤은 지난해 6월 KDB산업은행과 제조업 르네상스 촉진 및 혁신벤처 육성을 통한 사회적 가치 공동 확산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양사는 유망기술 사업화를 위해 함께 다양한 지원에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KDB산업은행은 SK텔레콤의 사내 유망기술 사업화 프로그램 스타게이트 아이템 선정 시 직접 평가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투자심사 및 금융지원 여부도 함께 심사한다. 양사는 SK텔레콤이 KDB산업은행 투자기업에 사업 파트너로 참여해 기술을 지원하는 방안도 단계적으로 논의해 나가고 있다.


SK텔레콤은 산업계 외에도 KAIST,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 등과 협력을 약속하며 기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유니콘 기업 키우기에 앞장서고 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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