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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시민', '사회적 가치 창출'...포스코와 SK의 닮은꼴 '사회적책임' 경영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05 10:57

수정 2020.06.05 10:57

최태원 SK 회장
최태원 SK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파이낸셜뉴스] 올해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산업 전반에 걸쳐 어려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최정우 포스코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닮은꼴 사회적 책임 경영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기업시민'과 '사회적 가치 창출'을 모토로 기업이 현재의 실적에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토대를 구축하는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 바다 숲 조성 '기업시민' 앞장
5일 산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달 울릉도 남부 남양리 앞바다에 트리톤 100기와 트리톤 블록 750개를 수중 설치해 0.4ha 규모의 바다숲을 조성했다. 트리톤은 포스코의 철강슬래그로 만든 인공어초 브랜드이다.

포스코는 지난 2000년 그룹 산하 연구기관인 RIST와 함께 철강 제조 과정에서 생성되는 부산물인 철강슬래그를 재료로 한 인공어초 트리톤을 개발하고, 국내 30여곳의 바다숲에 트리톤 총 6559기 제작 분량의 철강슬래그를 무상 제공했다.

철강슬래그는 해양생태계에 유용한 칼슘과 철 등의 미네랄 함량이 일반 골재보다 높아 해조류의 생장과 광합성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포스코는 바다숲 조성사업을 통한 해양 생태계 복원 뿐만 아니라 포스코 임직원들로 구성된 클린오션 봉사단의 해양정화 활동을 통해 친환경 기업시민 실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클린오션 봉사단은 포스코의 대표적인 친환경 기업시민 봉사활동으로 2009년 스킨스쿠버 동호회원을 중심으로 시작해 현재는 130명이 넘는 회원이 포항, 광양, 서울에서 활동 중이다. 지난 10년간 클린오션봉사 활동에 참석한 인원은 1만5000여명, 해양쓰레기 수거량은 1718t에 달한다.

포스코는 바다숲 조성을 비롯해 기업시민 6대 대표사업을 정해두고 시행중이다.

이 가운데 동반성장과 관련해서는 성과공유제를 운영중이다. 거래 협력기업과 공동으로 프로젝트 베이스 개선 활동을 수행하고 그 성과를 공유하는 내용으로, 협력기업에게는 발생한 성과금의 50% 보상, 장기계약 체결 공동특허 출원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포스코는 성과공유제를 통해 지난해까지 4000여억원의 성과를 보상했다.

여기에 포스코는 벤처플랫폼 구축에 2024년까지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과 포스텍의 연구개발(R&D) 역량을 활용해 벤처기업들의 연구, 투자유치 및 기술교류 활동 등을 촉진할 수 있는 벤처밸리 조성에 2000억원, 유망 기술벤처기업 등에 투자하는 '벤처펀드' 조성에 8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SK '사회적 가치' 창출 주력
SK그룹은 최근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에 이어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사회적가치(SV) 실적을 발표했다. SK그룹은 지난 2016년 최태원 회장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라고 당부한 뒤 사회적가치 평가지표를 개발해 각 계열사의 사회적 가치 활동을 화폐 단위로 산정해 발표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재무제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적 성과를 측정하듯 앞으로는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성과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전년 대비 8% 늘어난 1조8709억원의 사회적가치를 창출했다. 반면 SK하이닉스의 사회적 가치 실적은 전년 보다 63% 감소한 3조5888억원이었다. SK이노베이션은 전년(1조1815억원)보다 85% 감소한 1717억원에 그쳤다.

기업입장에서 자체 근거를 가지고 산출한 지표를 부정적인 부분까지 포함해 발표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만큼 사회적 가치 창출에 그룹경영의 방점이 찍혀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SK하이닉스는 사회적 가치 창출을 가속화하기 위해 지속 성장을 위한 환경영향 최소화, 반도체 생태계 우수인력 확보 등 대중소 동반성장 강화, 사회 안전망 구축을 3대 핵심 전략으로 선정했다. SK이노베이션은 그린 비즈니스를 육성하는 내용의 '그린밸런스 2030'을 중심으로 정유·석유화학 산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딥 체인지 가속화를 추진한다.

여기에 SK그룹은 최근 지난해 일자리 창출과 환경·생태계 문제 해결 등 사회적 가치를 추구해 598억원 정도의 성과를 낸 것으로 측정된 200개 기업에 106억원의 '사회 성과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 제도는 사회적 가치 창출을 추구하는 기업들의 사회 성과를 화폐 단위로 측정한 뒤 이에 비례해 3년간 현금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프로그램이다.
'착한 일을 하는 기업에 보상을 부여하면 기업은 재무 안정성을 꾀할 수 있고 더 많은 사회 성과를 창출하는 선순환을 이룰 수 있다'는 최태원 회장의 철학을 바탕으로 2015년 만들어졌다.

제도 도입 후 5년간 참여 기업들이 낸 사회 성과는 1682억원에 달한다.
총 339억원의 인센티브를 받았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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