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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장 내정자 ‘음주운전 전력’…전공노 본부·지부, 시각 차

좌승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08 10:23

수정 2020.06.08 10:23

제주지역본부 “음주운전 '무관용' 원칙…내정 철회하라”   
서귀포시지부 ”행정시 권한 한계 극복…차선의 적임자"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개방형직위인 제주시장의 최종 임용후보자로 안동우 전 부지사(사진 왼쪽)를, 서귀포시장 최종 후보자에는 김태엽 전 부시장을 각각 선정했다.2020.6.5 /뉴스1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개방형직위인 제주시장의 최종 임용후보자로 안동우 전 부지사(사진 왼쪽)를, 서귀포시장 최종 후보자에는 김태엽 전 부시장을 각각 선정했다.2020.6.5 /뉴스1

[제주=좌승훈 기자] 음주운전 전력의 서귀포시장 내정자를 두고 공무원노조가 엇갈린 입장을 내놨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민선 7기 제주도정 후반기를 이끌 서귀포시장에 김태엽 전 서귀포시 부시장(60)을 낙점한 데 대해,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귀포시지부가 “최근 음주운전으로 인한 자격 논란이 불거진 상황에서 행정시장 지명자로서 아쉬움이 남지만, 행정시 권한 강화의 한계를 극복할 차선의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반면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는 “청렴한 공직사회 건설을 위해 노력해온 도내 공직자들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오만의 극치이며, 도민들의 정서를 철저히 무시하는 구태의연한 행태”라며 내정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제주지역본부는 8일일 성명서를 통해 “음주운전은 예비적 살인행위라는 사회적 분위기에 맞춰 공직사회 내부에서도 적발 시는 3년간 승진 제한, 부서평가 시 강력한 페널티 부여 등 직위고하를 막론하고 무관용의 원칙을 천명해오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런 흐름에도 불구하고 제 아무리 서귀포시장 내정자가 뛰어난 업무수행능력을 갖춘 적임자일지는 몰라도 임명을 강행한다면, 이는 과거로의 퇴행이며 공직사회는 물론 도민사회의 정서를 깡그리 무시하는 처사라고 밖에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내정자도 그동안 공직사회 모범이 되고 훌륭한 선배 공직자로 후배들에게 기억될 수 있도록 스스로 사퇴하시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반면 서귀포시지부는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인사 때마다 제주도의 1대 1 교류 원칙이 유린당하고 있는 점, 외부 인사가 공직 사회에 들어와 정실 인사와 연고주의에 매몰돼 공직사회가 흔들렸다는 점, 지역주민 밀착 행정 추세에 따라 제주도의 사무가 하향 위임되고 있지만, 인력과 예산 배분에서 '을'의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는 점을 예로 들며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김태엽 전 부시장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최근 음주운전 사실이 알려지면서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는 대해 “공직자들로부터 성품과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어 비록 공직사회의 무관용 원칙으로 천명한 음주운전이라 할지라도 그 전후사실을 살펴보지 않을 수 없고, 따라서 지명자로 백번 양보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전 부시장이 다행히 시장에 임용된다면, 임기 내내 침체해진 공직사회 활력과 더불어 오로지 시민을 위한 위민봉사로 보답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원희룡 지사는 지난 5일자로 제주시장 임용 후보자로 안동우 전 부지사를, 서귀포시장 임용 후보자로 김태엽 전 부시장을 각각 낙점했다.

하지만 안 후보자와 김 후보자 모두 음주운전 전력이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안 후보자는 지난 1998년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도주차량)과 음주운전 전력이 있다. 당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김 후보자도 지난 3월26일 제주시 노형동 주거지 인근에서 음주운전에 적발돼 면허가 취소되고 8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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