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국제 유가, 최대 20% 조정 올 수도...과잉 공급 여전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10 15:47

수정 2020.06.10 15:47

러시아 이르쿠츠크주의 유전 지대.로이터뉴스1
러시아 이르쿠츠크주의 유전 지대.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최근 2개월 사이 두 배 가까이 뛴 국제 유가가 조만간 20%에 달하는 대규모 조정을 거친다는 예측이 나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산유국들의 감산과 코로나19 이후 경제 재가동에도 석유 재고가 여전히 막대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9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의 관련 보고서를 인용해 조정이 이미 시작됐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20일 배럴당 마이너스(-) 37.63달러(약 4만4824원)까지 내렸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9일 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배럴당 38.94달러(약 4만6416원)에 장을 마쳤다 같은날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도 배럴당 41.18달러(약 4만9086원)에 마감됐다. 이날 CNN은 유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코로나19로 멈췄던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유가 상승 기대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앞서 석유수출국기구와 10개 주요 산유국 모임인 OPEC+는 6일 화상 회의에서 석유를 하루 970만배럴씩 감산하기로 정한 약속을 이달 30일 기한에서 1개월 더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골드만삭스의 상품 조사팀을 이끄는 제프리 커리 애널리스트는 9일 보고서에서 아직 가격 회복을 기대하긴 이르다고 진단했다. 그는 "유가가 배럴당 40달러(약 4만7648원)를 넘어서면 공급 확대에 대한 유인 요소가 된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가격 하락 위험이 크게 늘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커리는 "지난 8일 완만한 매도세 이후 15~20% 규모의 조정이 이미 시작됐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세계적으로 석유 재고가 10억배럴 가까이 쌓여있고 코로나19로 인해 여행 및 경제 활동이 침체됐다고 지적했다. 커리는 "우리는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최근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매수 의견을 내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같은날 미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알렉산더 퍼제시 선임 애널리스트도 투자자 보고서를 통해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브렌트유 가격이 중기적으로 배럴당 45~65달러(약 5만3604~7만7428원)에 이르겠지만 2021년에는 평균 35~45달러(약 4만1702~5만3604원) 수준에 머문다고 전망했다. 퍼제시는 "올해 모든 선진국 경제에서 경기 침체가 나타날 것이며 여행 규모 역시 극적으로 줄어들어 석유 수요가 특히 줄어들 것이다"고 예측했다.


물론 보다 긍정적인 입장도 있다. 일본 미쓰비시 UFJ 금융 그룹(MUFG)은 중국의 경제 회복과 석유 수입 증가를 지적하고 브렌트 유가가 올해 3·4분기 35달러(약 4만1702원) 선에 머물겠지만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르웨이 시장조사업체 라이스타드에너지는 9일 투자자 보고서에서 "유가는 미 경제가 코로나19에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보다 분명해질 때까지 이달 내내 배럴당 40달러(약 4만7648원) 부근에서 출렁거릴 것이다"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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