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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라모스 독주에 NC 나성범 맹추격…‘홈런왕’ 자존심 대결 팽팽

성일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10 17:16

수정 2020.06.10 17:16

나성범, 첫 홈런왕 타이틀 노려
작년 부상 이탈 이후 ‘절치부심’
라모스는 5월 한달간 10개 기록
15년만에 외국인 홈런왕 나오나
외국인 타자 홈런왕을 겨냥한 LG 라모스 뉴스1
외국인 타자 홈런왕을 겨냥한 LG 라모스 뉴스1
첫 홈런왕 타이틀을 노리는 NC 나성범 뉴스1
첫 홈런왕 타이틀을 노리는 NC 나성범 뉴스1
지난 5일 NC와 한화의 대전 경기. 관심은 한화의 연패 연장 여부에 있었다. 전날까지 12연패. 아, 그러고 보니 한용덕 전 한화 감독의 운명은 이날 이미 결정되었을지도 모른다. 7일까지 내리 14연패한 후 한 전 감독은 결국 자진사퇴했다.

승패는 1회 이미 예감됐다. 나성범(31·NC)이 1사 3루서 우월 2점 홈런을 터트렸다. 끝났구나. 이 무렵 한화의 분위기로 보아 초반 카운트펀치 한 방을 맞고 나면 더 버티기 힘들었다.
승패는 그렇고. 나성범이 9호 홈런 아닌가. 그럼 LG 로베르토 라모스(26)와 한 개 차이잖아.

갑자기 한화의 연패 여부에서 홈런 더비로 관심이 옮겨갔다. 5월까지만 해도 이 부문은 라모스의 독주처럼 보였다. 2005년 래리 서튼(현대·35개) 이후 15년 만에 외국인 타자 단독 홈런왕이 나오나 싶었다.

그런데 어느새 나성범이 하나 차이로 바짝 추격했다. 이곳저곳 바삐 채널을 옮겨가며 NC와 LG 경기를 번갈아 보았다. 키움 선발 최원태는 LG 타선을 상대로 3회까지 무실점 호투했다. 한화 선발 장시환은 불안불안했다. 나성범이 하나 만 더 쳐주면.

다시 키움의 홈구장. 4회 초 무사 1루서 타석에 들어선 라모스는 최원태와 풀카운트 접전을 벌였다. 아무래도 한 방 있는 타자라 조심스러웠다. 6구째 때린 타구는 아슬아슬 담장을 넘어갔다. 키움 벤치에서 비디오 판정을 요청. 2분 후 심판은 머리 위로 두어 차례 동그라미를 그렸다. 홈런 사인이다.

라모스의 시즌 11호 홈런. 2위 나성범과의 격차는 다시 두 개로 벌어졌다. 이번엔 9회 초 대전 구장. 솔직히 나성범과 라모스 가운데 누가 먼저 추가 홈런을 때렸는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나성범이 노시환을 상대로 10호 홈런을 뽑아냈다. 그리고 라모스는 키움 조상우를 두들겨 12호 아치를 그려냈다.

나성범은 그동안 한 번도 홈런왕을 차지하지 못했다. 2014년 입단 2년차 30개의 홈런을 때릴 때만해도 조만간 나성범의 시대가 올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최형우(당시 삼성·31개)에 이어 홈런 더비 7위. 이해 박병호(키움·52개)가 3연속 홈런왕을 싹쓸이했다.

이듬해도 박병호의 기세는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홈런 수를 한 개 더 늘리며 4연패를 차지했다. 2003년(56개)과 1999년(54개) 이승엽(당시 삼성)에 이은 역대 3위의 엄청난 홈런 수확량이었다. 나성범은 2015년 28개로 8위에 그쳤다.

나성범은 2016년부터 한 차례도 홈런 10걸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2014년과 2015년의 기세에 비하면 하락세가 뚜렷했다. 2019년 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아예 전선에서 이탈했다. 그리고 절치부심 맞이한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시즌 개막이 늦어졌다. 나성범에겐 하루하루가 금쪽같았다. 5월 5일 개막하자 기다렸다는 듯 홈런 손맛을 보았다. 삼성과의 개막 3연전 이후 LG를 만났다. 나성범은 10일 자신의 눈앞에서 라모스가 두 개의 홈런을 때리는 장면을 지켜보았다.

이후 라모스는 5월 한 달간 10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나성범도 부지런히 7개의 아치를 만들어냈으나 라모스의 큰 걸음을 추격하지 못했다.
6월 들어 나성범은 3개의 홈런으로 2개에 그친 라모스와의 간격을 좁혔다. 로하스(kt·9개)가 그 뒤를 쫓고 있다.
토종과 외국인 타자간의 완력 대결이 팽팽하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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