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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폭락…코로나19 2차 확산 우려 속에 다우지수 1800포인트 급락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12 06:52

수정 2020.06.12 06:52

[파이낸셜뉴스] 뉴욕증시가 11일(이하 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확산 우려 속에 폭락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가 1800포인트 급락하며 3월 이후 최대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전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경기전망을 하향조정하면서 제로금리를 2022년까지 이어가겠다고 다짐한 것도 하루 늦게 시장에 충격을 주며 주가 하락을 재촉했다.

시장은 다시 안전자산으로
파이낸셜타임스(FT), CNN비즈니스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1만포인트를 돌파하며 사상최대를 기록했던 나스닥지수가 5.3%, 시황을 가장 잘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5.9% 폭락하며 3월 16일 이후 최악의 하루를 기록했다.

유럽시장도 다르지 않아 유럽 시황을 반영하는 스톡스유럽600 지수가 4.1% 급락했다.

경기변동에 민감한 은행주들이 큰 폭으로 하락해 JP모간체이스가 8.3%, 웰스파고와 시티그룹은 각각 9.8%, 13.3% 폭락했다.
KBW 은행지수는 이번주 16.4% 급락했다.

코로나19 상황에 가장 민감히 반응하는 여행주들이 이날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델타항공이 14%, 보잉이 16.4% 폭락했고, 크루즈선사 노르웨이 크루즈와 카니발은 각각 16.4%, 15.3% 폭락했다.

항공, 크루즈 업체들은 수요 회복을 기대한 개미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서면서 최근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군 효자종목들이었다.

주식시장의 변동성도 급격히 높아졌다.

월가 '공포지수'로 부르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인 VIX는 이날 14포인트 올라 41포인트로 상승했다. 3월 이후 일간 기준으로 최대 상승폭이다.

시장은 안전자산으로 갈아탔다.

10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0.086%포인트 내린 0.662%로 떨어졌고, 10년물 독일 국채(분트) 수익률은 0.08%포인트 하락해 마이너스(-)0.41%를 기록했다. 채권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그동안 매도세를 보였던 미국달러도 이날은 매도세가 멈췄다. 주요국 통화 바스킷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석달만의 최저치에서 벗어나 이날 0.8% 상승했다.

미 코로나19 재확산·어두운 경기전망이 흐름 뒤집어
유명 애널리스트인 루톨드 그룹 최고투자전략가(CIS) 짐 폴슨은 "시장이 상승세로 반전했던 것과 거의 똑같은 정도의 손바닥 뒤집기"라면서 "이날 급격한 하락은 그동안 주식시장이 지나치게 안도해 온 것에 대한 꾸짖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마도 전날 파월 의장의 어두운 경기진단이 주식시장 흐름 전환의 티핑포인트였을 것으로 분석했다.

연준은 전날 올해 미 국내총생산(GDP)이 6.5% 감소하고, 실업률은 9.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당시 시장은 제로금리 유지에 방점을 두고 상승세를 탔지만 하루 뒤에 무게중심이 경기비관으로 옮겨간 셈이 됐다.

이날 주가를 끌어내린 또 다른 배경은 미국의 코로나19 재확산이었다.

가장 먼저 경제재개에 나선 텍사스주와 인접한 애리조나주를 비롯해 캘리포니아주 등 미 서남부 일대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입원자 수는 사흘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투자 심리를 가라앉혔다.


라자드 자산운용의 미 주식 담당 책임자인 로널드 템플은 "최악의 감원사태는 바닥을 찍은 것으로 보이지만 텍사스, 애리조나 같은 지역의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급증이 통제되지 못한다면 미약한 경기회복 흐름을 멈추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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