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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급여 지원, 연장 없다"…민주·공화 절충 난망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15 08:25

수정 2020.06.15 08:25

[파이낸셜뉴스] 미국 백악관이 주급 600달러를 지원하는 급여 지원은 예정대로 7월에 끝난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연장은 노동 "의욕을 걲는다"며 반대했다.

14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CNN과 인터뷰에서 "(주당) 600달러는...실질적으로 의욕을 꺾는다"면서 "사람들이 일하지 말라고 돈을 주는 것이다. 급여보다 더 많다"고 말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급여 지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첫 두달 동안에는 작동했을지 모르지만 7월말에는 끝날 것"이라고 못박았다.

앞서 미 의회는 지난 3월 2조2000억달러 규모의 코로나19 긴급 구호를 위한 재정확대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 추가 재정을 바탕으로 행정부는 코로나19로 활동을 중단한 기업들이 직원들을 해고하지 않고 임금을 계속 지급하도록 하는 고용보호프로그램(PPP)을 운용해왔다. 7월말에 끝나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일을 하지 못하고 있는 미국인들은 주에 600달러를 받고 있다.

마감시한이 가까워지고 있지만 경제와 고용이 여전히 심각한 상황을 벗어나지 못함에 따라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은 PPP를 연말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3조달러 추가 재정정책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은 이 방안을 거부하고 있다. 경제가 이미 회복세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추가 재정정책은 지금 당장을 불필요하다는 것이다.

백악관은 PPP가 노동의욕을 꺾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도 안하면서 평소에 자신이 받던 임금보다 더 많은 혜택을 받는데 굳이 일하러 갈 이유가 없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커들로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600달러 정도의 큰 금액은 아니지만 노동의욕을 부추기기 위해 "일자리로 복귀하는데 따른 일종의 보너스"를 지급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또 PPP는 확대하지 않되 기업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공급망 해외 의존의 폐해가 드러난만큼 외국에 나가 있는 자국 공장들을 다시 불러들이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를 위한 2조달러 부양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주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과 케빈 해셋 백악관 선임 경제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은 부양책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PPP 확대를 둘러싼 민주당과 공화당·백악관간 입장차이는 경제 상황에 대한 다른 진단에서 비롯된다.

공화당은 지금의 초기 회복세가 힘을 받을 것이어서 추가 부양은 필요성이 적다고 판단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아직도 수많은 실업자들이 있고, 이들은 경제가 대부분 회복되기 전까지는 국가의 보호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5월 고용이 예상을 깨고 250만개 늘었고, 실업률은 13.3%로 낮아졌지만 여진히 미국인 2100만명이 실업자다.

커들로는 신규실업수당 신청자 수가 지난 10주간 감소세를 이어왔다면서 경제가 회복하고 있어 실업혜택 연장은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CNN에 "미국이 다시 문을 열고 있고, 기업활동이 재개되고 있다"면서 "따라서 일자리도 돌아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커들로는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는 "미 경제가 매우 강한 V자 회복으로 향하는 경주를 막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낙관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전망과는 크게 다르다.

파월 의장은 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뒤 실업률이 코로나19 이전의 사상최저 수준으로 되돌아가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비관한 바 있다. 당시 연준은 올해 미 경제가 6.5% 마이너스(-) 성장하고, 실업률은 9.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경제재개 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어 V자 회복, 이에따른 일자리 확대라는 장밋빛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텍사스, 애리조나 등 일부 남·서부 주에서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지난 주말 미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만5000명 넘게 늘었다.

텍사스주 확진자 수는 2331명 증가해 8만6000명을 넘어섰고, 앨라배마,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도 신규 확진자가 급증했다.

플로리다주에서는 13일에 2581명이 늘어 사흘 연속 사상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00만명을 넘어 세계 최대를 기록하고 있고, 사망자 수도 10만명을 넘어섰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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