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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17일 하와이 담판...공감대만 형성해도 '의미'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16 15:49

수정 2020.06.16 15:49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오른쪽)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중앙정치국 위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캡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오른쪽)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중앙정치국 위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캡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인사가 17일 하와이에서 담판을 벌일 전망이다. 갈등 해결의 공감대만 형성해도 의미있는 회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성사되면 5개월 만의 대면 협상이다. 다만 양국이 무역·투자·정보기술(IT)·군사·교육, 홍콩·대만 등 전방위 마찰을 빚고 있어 가시적인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중 담판 초읽기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17일 하와이에서 대면 협상을 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앞서 SCMP와 미국매체 폴리티코는 양국의 하와이 회담 소식을 잇따라 전했으나 구체적인 날짜는 특정하지 않았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 때리기'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는 인물이다. 양제츠 위원 역시 미국과 신경전 과정에서 여러 차례 등장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코로나19를 '우한 바이러스'로 불렀고 양제츠 위원은 미국의 일부 정치인이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노력을 폄훼하고 중국에 오명을 씌우고 있다며 맞서왔다. 뿐만 아니라 이 같은 코로나19 책임론을 시작으로 무역, 투자, 교육, 군사, 홍콩 국가보안법, 대만해협 및 남중국해 문제, 미국 내 시위, 항공기 등에서 미중 양국은 날선 대립각을 세워왔다.

하지만 외교·경제 전문가들이 "미중 갈등의 확산은 모두의 파국"이라고 경고하고, 각각 자국 내 여론도 부정적인 목소리가 높아지자 이 같은 회담을 추진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중을 포함한 세계경제의 하반기 경제 상황도 녹록하지 않은 양국 모두에게 부담이다. 중국 관영 매체들 역시 최근 며칠 사이 비난 대신 양국 관계를 정상궤도에 올려놓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중국은 누구에게도 도전하거나 누구를 대신할 의도가 없고 중미 상호 존중과 이익에 기반을 둔 비대립 관계를 발전시키는데 전념해왔다"고 논평했다.

■양국관계 개선방안 논의할 듯
다만 회담이 성사돼도 갈등 요인들이 대거 해소될 지는 불투명하다. 화해의 뜻만 교환한 채 되돌아 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홍콩 국가보안법 등 난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루샹 연구원은 "미중 간 상호 비난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선거 운동이나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유행 대처에 보탬이 안 된다"면서 "이번 회담에서 양국관계 개선에 도달하면 좋고 성명에 간단한 언급만 나와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CNN은 "양국이 의제를 정하지 않고 대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회담이 실제 이뤄지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양국 고위급 인사 간 첫 대면협상 자리가 된다. 폼페이오 장관과 양제츠 정치국원의 접촉은 코로나19 퇴치 공조 의지를 공유한 지난 4월 전화 통화가 끝이다. 팬데믹(대유행) 이래 만난 적은 없다. 미중 마지막 고위급 대면 회담은 지난 1월 15일 류허 중국 부총리가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한 이후 5개월만에 처음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약 24시간만 하와이에 머무르며 기자단도 대동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회담 전망을 묻는 말에 즉답은 피한 채 "중국과 미국은 외교 채널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럽연합(EU)이 '중립'을 선언하며 중재자를 자처해 향후 역할이 주목된다.
같은날 AP통신은 EU가 미국에게 미중 양자 대화를 제안하는 한편 오는 22일에는 중국과 협의에 나선다고 전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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