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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장기 경제손상 위험은 여전히 심각"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17 08:00

수정 2020.06.17 08:00

[파이낸셜뉴스] 미국 경제가 최근 회복 조짐을 보이고는 있지만 대규모 실업과 소기업 연쇄 도산에 따른 장기적인 경제 손상 위험은 여전히 심각하다고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16일(이하 현지시간) 경고했다.

이날 공개된 미국의 5월 소매매출이 전월비 17.7% 폭증해 2001년 사상최대 상승폭 기록을 갈아치운 것으로 나타나고, 5일 공개된 미국의 5월 고용동향에서는 대규모 실업 예상과 달리 고용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V자 회복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파월은 신중했다.

코로나19 통제되기 전까지는 완전회복 없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화상회의로 진행된 상원 은행위원회 증언에서 "대중이 이 질병(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통제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질 때 까지는 완전한 회복은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파월은 또 코로나19로 소득계층간 생활수준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소수인종을 비롯한 소수자, 여성 등 저소득 노동자들의 실업 충격이 가장 컸다면서 이는 오랜 사회경제적 격차에 따른 생활수준 차이를 확대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회불안 요인이 확대되고 있어 재정정책을 통한 격차 완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채 직접 매입, 정책 기조 변화 아니다
파월은 전날 연준의 회사채 직접 매입 방침에 대해서도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시장 기능이 원활히 작동하도록 필요한 지원을 할 뿐이라는 연준의 목표에는 변한 것이 없다면서 "실제로 매입 금액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연준은 전날 회사채 유통시장(세컨더리 마켓)에서 회사채를 직접 매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앞서 지난 3월 회사채를 포트폴리오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입해 회사채 시장의 숨통을 터주기로 한 연준은 지난달 12일부터 1주일에 10억달러어치 회사채 ETF를 사들이고 있다. 전체 규모는 최대 2500억달러로 잡고 있다.

15일 회사채 직접 매입 방침은 시장에서 연준이 좀 더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파월은 그러나 변한 것은 없다면서 비록 급격하지는 않겠지만 연준이 서서히 ETF 매입도 축소하는 등 회사채 시장 부양책은 결국 사라질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시장 상황이 나아지면 연준이 회사채 매입을 축소하거나 중단하고, 시장 상황이 악화하면 매입을 늘리는 상황에 맞춘 대응만이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날 주식시장에 개입해 시장 흐름을 돌려놓았던 것처럼 "경제나 다른 상황들이 부정적으로 돌아가면 연준이 그 곳에 있을 것"이라고 말해 시장 개입은 필요할 때마다 언제든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미 경제, 3단계 흐름 거칠 것
파월은 이날 증언에서 코로나19가 '상당히 잘 통제될' 경우를 전제로 미 경제가 3단계를 거쳐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선 첫번째 단계인 급격한 침체를 거쳐 대규모 재고용 증가가 두드러지는 2번째 단계인 반등을 거치게 된다. 파월은 미 경제가 지금 이 두번째 단계의 시작점에 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3번째 회복단계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밀폐된 공간 또는 외부에서 치러지는 대규모 행사에서도 사람들이 안전하다는 확신을 가져야 3단계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파월은 전망했다.

그는 3단계는 오래 갈 것이라면서 고용과 경제활동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계속해서 밑돌 것이라고 예상했다.

파월은 "경제의 일부분은 이전 양상으로 되돌아가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비관했다.

한편 파월은 추가 재정정책에 대해 자신의 발언이 정치적인 것이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답변했지만 민주당의 정책방향을 지지했다.

엔터테인먼트, 여행, 접객업에 대한 지원에 대해서는 "적적할 것"이라고 답했고, 각 지방정부의 세수손실이 대규모 감원으로 이어질 것이어서 지원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관심이 필요한 분야"라며 간접적인 지지를 나타냈다. 또 코로나19 진단, 역학조사 확대 등 확산 억제를 위한 보건분야 지원 확대에 관해서는 매우 높은 수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대답으로 대신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 9~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진행된 내부 정책논의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연준 의장은 험프리 호킨스 법에 따라 1년에 2차례 상원 은행위원회와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에 출석해 미 경제상황과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해 증언한다.
17일에는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에 출석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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