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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필리핀 부품 차질로 애먹은 한국GM, 韓 협력사와 손잡았다

김은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23 17:57

수정 2020.06.23 17:57

트레일블레이저
트레일블레이저

[파이낸셜뉴스] 부품 수급 문제로 생산이 힘들었던 한국GM의 신차 '트레일블레이저'가 이르면 내달, 늦어도 9월경에는 생산에 박차를 가한다. 최근 두달동안 트레블레이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필리핀으로부터 와이어링 하니스(자동차 전선 뭉치)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했다. 더이상 버티기 힘들었던 한국GM은 필리핀에 위치한 미국 부품사 리어사(社)와 계약을 종료하고 대신 한국의 1차 협력사 패커드코리아로 거래선을 바꿨다.

23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와이어링 하니스를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패커드코리아는 최근 한국GM과 트레일블레이저의 전체 생산량 중 약 20%에 해당하는 와이어링 하니스(바디 부분)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은 연간 20만대의 트레일블레이저 생산 계획을 갖고 있다. 패커드코리아는 이중 4만~5만대에 들어가는 와이어링 하니스를 제작할 예정이다.
이 물량은 리어사가 공급했던 규모 그대로다. 패커드코리아는 GM 말리부에도 배터리 케이블 등을 납품해왔다. 현재 르노삼성차, 현대·기아차, 쌍용차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현재 한국GM측으로부터 의뢰받은 트레일블레이저 전용 와이어링 하니스를 개발하고 있다. 와이어링 하니스는 차량 특수성을 감안해 개발해야 하는 만큼 개발 및 테스트 기간이 어느정도 필요하다. 개발 및 테스트 기간이 끝나는 9월경 본격적인 양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계약을 필두로 패커드코리아는 오는 2021년 이후부터 한국GM의 각종 신규 차종에도 해당 부품이 들어갈 예정이다.

한국GM은 패커드코리아 외에도 중국 등에서 나머지 와이어링 하니스를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거래선을 다각화해 지금과 같은 사태가 두번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조치를 취한다는 복안이다. 당초 한국GM은 리어사에 의한 부품 차질 기간이 짧으면 거래선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기조였다. 하지만 필리핀 정부의 강력한 코로나19 차단 조치가 발목을 잡았다. 한국GM은 필리핀 정부 등 관계자들과 공장 가동에 대해 여러 차례 소통했지만 긍정적 결론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결국 부품 수급 차질로 인한 기간이 두달 가까이 길어지면서 기존 전략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더 늦기 전에 다른 거래처를 확보해야만 개발 및 테스트 시간을 거쳐 올해 하반기 내로 공장 가동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어서다.

특히 한국GM의 부평 1공장은 지난 두달동안 영업일 기준 절반도 안되는 기간 동안만 공장이 가동돼 왔다. 이 공장은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던 곳이라 타격이 더욱 컸다.
한국GM은 패커드코리아가 9월부터 본격적으로 와이어링 하니스를 공급하지만 내달부터 공장을 정상화하겠다는 목표 아래 재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아직 7월 공장 운영 계획표가 나오지 않은 상태다.
한국GM 관계자는 "필리핀으로부터 부품을 받으려고 그간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시간이 너무 길어져서 다른 방법을 찾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한국뿐 아니라 중국 등 다양한 경로로 부품을 공급받기 위해 거래선을 다각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happyny777@fnnews.com 김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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