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제2의 알테오젠 찾아라” 시장 ‘혈안’…약물전달 플랫폼 K바이오 이끈다

최두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01 08:34

수정 2020.07.01 08:54

나이벡 약물전달 플랫폼 ‘NIPEP-TPP’, 셀리버리 ‘TSDT’에 시장 관심 집중
나이벡 CI
나이벡 CI
[파이낸셜뉴스] ‘K바이오’가 전성기를 맞은 가운데 약물전달 플랫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효과적인 약물전달 플랫폼은 신약후보 물질뿐 아니라 기존 의약품에도 적용이 가능해 핵심적인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알테오젠이 관련 기술로 4조원이 넘는 기술수출을 일궈내면서 주식시장에서는 후속 기업 찾기가 한창이다.

약물전달 플랫폼은 몸 속 원하는 목표물에 정확하고 안전하게 약물이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필요한 부위에만 약효가 작용하기 때문에 효능이 높아지고 부작용은 최소화되는 장점이 있다. 주로 1회 투여로 질병을 치료하는 유전자 치료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빅파마들은 약물전달 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술계약과 인수합병을 진행하고 있다. 노바티스는 혈뇌 장벽 투과 기술을 보유한 아벡시스를 인수했다. 머크는 뇌 질환 치료제 개발사인 칼포타를 인수했다. 또 로슈는 약물전달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디세르나를 인수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신약 개발뿐 아니라 이미 개발된 의약품에 대해서도 효능을 높일 수 있고 부작용은 낮출 수 있어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는 분야”라고 말했다.

알테오젠은 글로벌 10대 제약사와 4조6000억원에 달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이는 비독점 계약으로 총 6개의 적응증을 대상으로 품목당 최대 수령 가능한 라이선스 금액은 7763억원에 달한다. 국내에서는 2015년 한미약품이 사노피와 체결한 5조2000억원 규모의 계약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이번 계약에 따라 알테오젠의 주가는 연초 대비 약 273%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나이벡과 셀리버리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양사 모두 글로벌 제약사들과 약물전달 플랫폼을 적용한 신약 개발을 진행 중이다.

나이벡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약물전달 플랫폼 ‘NIPEP-TPP’를 보유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약물에 대한 부작용은 낮추고 약효는 높인다. 목표로 하는 세포 및 조직으로 이동해 약물을 세포 및 조직에 투과시키는 기능을 한다.

또한 나이벡의 약물전달 플랫폼은 전신이 아닌 작용 부위에 선택적으로 이동해 약물을 전달할 수 있다. 알테오젠과 셀리버리의 시가총액 대비 나이벡의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점도 투자 포인트로 꼽히고 있다.

나이벡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최적화 물질 설계가 완료되면 연내 전임상 진행을 위한 시료를 공급해 제공할 예정으로 기술이전 계약이 가시화될 것”이라며 “현재 개발 중인 신약은 시장 규모만 10조원에 달하며 현재 시판 중인 약물로는 효과적인 치료가 한계에 부딪혀 당사 약물전달 기술을 적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나이벡의 약물전달 플랫폼은 전달 기술 자체도 뛰어나지만 제조상의 장점도 명확하다”며 “펩타이드 플랫폼은 항체나 단백질 치료제뿐 아니라 나노입자와 고분자 화합물 등 다양한 형태의 약물에 적용이 가능한 확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셀리버리는 조대웅 대표이사가 박사 때부터 개발한 약물전달 시스템인 ‘약리 물질 생체 내 전송기술(TSDT)’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지금까지 주요 국가에서 등록한 특허만 19건에 달한다. 기술적으로는 확장성과 세포 간 이동 능력, 혈뇌 장벽 투과 등이 주요 차별점이라는 평가다.

셀리버리는 이미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 기술수출에 대한 기대가 크다. 올해 3월에는 '뇌 신경질환 치료 신약후보물질 개발' 프로젝트의 마지막 단계인 동물모델 실험을 위해 신약후보물질 ‘CV-14’을 다케다로 인도했다.
5월에는 글로벌 톱3 제약사 중 한 곳과 핵심원천기술 TSDT 플랫폼의 검증시험에 성공한 바 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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