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단순 자문단"이었다는 최대주주, 6개월간 옵티머스 회장으로 활동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01 18:12

수정 2020.07.01 18:12

양호 前행장, 옵티머스 증자 때
대주주 변경 확약서 쓰고 투자
자문단 이헌재 前부총리와도 막역
핵심역할 의혹에 "전혀 몰랐다"
양호 전 나라은행장이 옵티머스자산운용 회장으로 활동하던 당시 명함
양호 전 나라은행장 페이스북 캡쳐
양호 전 나라은행장 페이스북 캡쳐
양호 전 나라은행장이 옵티머스자산운용 회장으로 활동하던 당시 명함
양호 전 나라은행장이 옵티머스자산운용 회장으로 활동하던 당시 명함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에서 핵심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양호 전 나라은행장(사진)이 이번 사건과 자신은 관련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해명과 달리 양 전 행장이 옵티머스운용에 투자하는 조건으로 자신에 대한 '대주주 변경 승인 완료'를 내걸었고, 옵티머스운용의 회장으로도 활동한 사실이 확인됐다.

1일 양 전 행장은 최대 5500억원대 환매중단 가능성이 제기된 옵티머스 펀드를 둘러싼 의혹에 대한 개입 여부를 묻는 질문에 "상근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전혀 몰랐다"며 "모든 사실이 검찰조사를 통해 밝혀지리라 믿는다"고 답했다.

그는 "현재 논란 중인 옵티머스 사태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며 "2018년 5월 23일 주주총회에서 옵티머스 이사직을 내려놨고, 현재 논란 중인 운용펀드는 지난해 중반부터 시작됐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단순 자문단으로 활동했을 뿐 회사의 업무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양 전 행장은 김재현 옵티머스운용 대표와 함께 옵티머스운용 경영에 깊숙이 개입한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특히, 그는 옵티머스운용의 고위급 자문단으로 활동했던 이헌재 전 부총리와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옵티머스운용의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양 전 행장은 2017년 김 대표와 이혁진 전 대표 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2017년 9월 옵티머스운용의 상근직 회장으로 선임돼 이듬해 3월 말까지 회장을 지냈다. 또 당시 2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옵티머스운용 지분을 보유한 뒤 현재(3월 말 기준 14.8%)까지 최대주주 지위를 지키고 있다.

양 전 행장은 같은 해 8월 △주주총회를 통한 감자 결의 △금융감독기관의 감자 승인 완료 △금융감독기관의 대주주 변경 승인 완료 등 내용을 담은 투자확약서를 옵티머스운용에 제출했다. 20대 1 감자가 이뤄지면 이 전 대표의 지분이 줄어들고, 증자 후 자신이 최대주주에 올라가게 되는 상황이었다. 김 대표는 당초 본인이 옵티머스운용의 대주주가 되려 했으나 적격성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금융당국에 양 전 행장으로 대주주 변경 승인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전 대표 측은 지난 2017년 12월 김 대표와 양 전 행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및 배임) 및 금융회사지배구조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하는 한편 금융감독원에 관련 내용의 민원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형사사건은 각하 처분됐고, 2018년 7월 투자확약서 내용대로 양 전 행장에 대한 대주주 변경 승인이 이뤄졌다.
이 무렵 양 전 행장은 옵티머스운용의 사내이사직을 내려놨다.

양 전 행장이 이 전 대표에서 김 대표로 경영권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에 그가 옵티머스 사태의 연결고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옵티머스운용의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양 전 행장은 애초에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증자 참여 때부터 대주주가 되겠다는 투자확약서를 썼다"며 "단순 자문단이 아닌 옵티머스 경영진의 핵심이다"고 말했다. >
kakim@fnnews.com

김경아 이진석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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