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코로나, 공기 감염" 경고에… 백신 선점경쟁 다시 불붙었다 [코로나 급속 재확산]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06 18:37

수정 2020.07.06 18:59

전체 확진자 60%, 6월에 발생
"공기전파말곤 팬데믹 설명불가"
美·英 등 수천억 개발비 대주고
제약사와 백신 우선공급 계약
렘데시비르 사실상 미국 독차지
돈 많은 나라들, 백신쇼핑 격화
"코로나, 공기 감염" 경고에… 백신 선점경쟁 다시 불붙었다 [코로나 급속 재확산]
코로나19의 공기전파(에어로졸) 경고로 세계 각국의 코로나19 백신 선점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주요국 수백명의 과학자들이 공기 중에 떠도는 미세 침방울을 통해 코로나19가 감염될 수 있다는 우려를 다시 제기했다. 이 같은 견해를 문서로 작성해 세계보건기구(WHO)에 전달하면서 코로나19의 에어로졸 감염 우려가 확산되는 분위기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가파른 속도로 재확산되는 상황에서 에어로졸 감염 경고까지 나와 미국, 영국 등 백신 확보전에도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과학자들 공기감염 경고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 세계 32개국의 과학자 239명이 WHO에 에어로졸 감염을 경고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올해 초에도 공기감염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일부 전문가들의 개인적인 견해가 대부분이었다.
수개월 만에 의견을 같이하는 과학자들이 WHO를 대상으로 한목소리를 낸 것이다. 코로나19의 공기전파는 비말(침방울)에 섞인 바이러스가 비말 수분이 빠진 뒤 공기 중에 떠다니다 감염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이들은 현재 보고된 '슈퍼 확산'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은 공기전파뿐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코로나19의 재확산세는 예사롭지 않다.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수는 1156만명에 달하고, 미국에선 하루 신규 확진자가 5만명 이상 발생하는 등 확산세가 가팔라졌다. WHO는 6월 한달 동안에만 전체 확진자의 60%가 나왔다고 집계했다.

공개서한에서 과학자들은 에어로졸이 장기간 공기 중에 떠다닐 수 있고, 서로 1.8m 떨어져도 감염될 위험성이 크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강조했다. WHO에는 코로나19의 예방지침도 수정해달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WHO 당국자들은 코로나19의 에어로졸 감염경로를 호흡기 튜브 삽입(삽관) 등 의료시술에 한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WHO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두 종류의 감염경로에 대해서만 주의를 권고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내뱉은 큰 비말을 흡입하는 경우와 비말이 내려앉아 오염된 표면에 접촉한 뒤 눈, 코, 입을 만지는 경우 등 크게 두 가지다.

백신 선점경쟁 가열


과학자들의 코로나19의 공기감염 경고는 미국, 영국 등 백신 선도계약 움직임을 가속화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영국 정부가 코로나19 백신을 공동개발 중인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와 자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을 대상으로 5억파운드(약 7500억원) 상당의 공급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총 6000만회 접종 분량이다. 사노피와 GSK는 내년 상반기에 사용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이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선 아스트라제네카와도 총 1억회 접종 분량의 구매 계약을 맺었다. 올해 기준 영국 인구 6789만여명이 모두 한 번씩 접종할 수 있는 규모다. 옥스퍼드대와 협업한 아스트라제네카는 현재 지원자 8000여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미국은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는 렘데시비르를 사실상 독점한 데 이어 개발 중인 백신 확보에도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5월 아스트라제네카와 최대 12억달러(1조4360억원)의 계약체결로 백신 3억회 분량을 확보했다. 역시 전체 미국인이 한 번씩 맞을 수 있는 양이다. 또한 백신 개발속도가 빠른 모더나, 사노피, 존슨앤드존슨 등에는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4개국도 지난 6월 '포괄적 백신 동맹'을 결성하고, 아스트라제네카와 4억회분의 백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일본도 가세했다. 지난달 말부터 아스트라제네카와 협상 중이다. 중국은 자체 백신 개발에 사활을 걸었다.
중국에선 바이오기업 캔시노와 군 연구소 베이징 생명공학연구소가 공동 개발한 백신이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시노팜도 곧 임상 3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캐나다, 브라질,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은 해당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통해 향후 개발되는 백신 물량 확보를 추진 중이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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