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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한 비건, 대북문제 논의..北, 대남비방 "북미대화 없다“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07 16:42

수정 2020.07.07 16:42

대북문제 논의 위해 한국과 일본 찾는 美 비건
北, 비건 방한날 대남비방하고, 북미대화 부정
美 FFVD에 대한 불만, '몸값' 올리려는 전략?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 /사진=뉴시스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7일 우리정부와 대북 문제를 집중 논의하기 위해 2박 3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최근 북한의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사태 및 대화 거부로 한반도 정세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그의 방한으로 한미간에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낼 새 해법이 모색될지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전에 북미간 대화 재개 가능성이 미국 정부 안팎에서 나오고 있고 우리 정부도 안보 라인 교체 이후 중재자 역할을 다시 모색중인 만큼 어느때 보다 기대감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다만 비건의 방한에도 북한이 이날 “미국과는 더 이상 마주 앉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북미 대화 복원까지는 험로도 예고했다.

비건 부장관은 이날 오산공군기지를 통해 방한, 8일부터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정부 외교안보라인 인사들과 두루 만나 한반도 현안과 북핵 문제에 대한 해법 찾기를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비건 부장관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북한을 향해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면서 대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강경화 장관과의 만남 뒤에는 조세영 1차관과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는 한미 북핵수석 대표 협의 등 연쇄 회동을 이어간다.

또 회동 뒤에는 공동 회견이 나올 예정이어서 진전된 내용이 나올지가 주목을 받고 있다.

또 최근 우리 정부의 안보라인 교체에 따라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및 서훈 안보실장과의 면담 여부도 관심꺼리다.

특히 비건의 이번 방한 기간 중에는 그가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과 면담을 하거나 판문점을 방문해 북한과 접촉을 통해 미국 정부의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이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외교부 안팎에선 북측과의 접촉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어 실현 여부는 불투명해 보인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이날 미국과의 대화 거부 의사를 밝혀 북미간 신경전도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이날 담화를 통해 “미국과 대화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지난 4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담화를 다시 소개하며 “미국은 조미(북·미)대화를 자국의 정치적 위기를 다뤄나가기 위한 도구로밖에 여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6일(현지시간) 미 국무부가 발표한 핵 문제 해결 원칙인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 것 답변으로 보인다. 북한은 또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의 중재자 노력 의지에 대해 ‘오지랖이 넓다’거나 ‘잠꼬대 같은 소리를 한다’며 원색적으로 조롱했다. 권 국장은 “남쪽 동네에서 조미(북·미)수뇌회담 중재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헷뜬 소리들이 계속 울려나오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탑승한 비행기가 7일 경기 오산공군기지에 착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탑승한 비행기가 7일 경기 오산공군기지에 착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비건 부장관의 방한에 앞서 미 국무부가 북핵 문제에 대한 미국의 기본 입장을 ‘FFVD’로 확인한 것도 북한의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선제적인 대북제재 면제 및 해제 조치가 동반되지 않는다면 북한의 대화 등 긍정적 반응은 기대가 어렵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양측이 서로의 입장를 확인하며 사전 신경전을 벌이는 것이라는 엇갈린 해석도 나온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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