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박 시장은 의욕적인 모습으로 대형 기자회견을 열었고, 새로 추진하는 정책에 대해서 열정적으로 직접 브리핑을 했다. 외견상 특이한 징후는 찾기 어려웠다.
9일 아침 박 시장이 시청으로 출근하지 않았을 때는 비서실에서 대변인실로 "시장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오늘 일정을 취소해야 한다"라고만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 펜싱팀 선수단의 합숙소 현장 점검 일정이 있었으며, 오후 4시에는 시청에서 김사열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과 면담이 잡혀 있었다.
서울시는 갑자기 전해진 박 시장의 실종 소식에 당황한 상태다. 현재 4급 이상 간부들은 전원 유선 대기 상태명령이 떨어졌다. 유선대기란 시청안에 꼭 있을 필요는 없지만 언제든 즉시 연락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라는 의미다.
서울시의 공식 대외 창구인 대변인실 직원들은 퇴근길에 황급히 발을 돌려 사무실로 되돌아오기도 했다.
현재 대변인실에서는 박 시장과 관련된 어떤 질문에 대해서도 '파악 중'이라고만 응답하며 일체 함구 하고 있다.
박 시장이 몸 상태 문제로 출근하지 않았다는 소식은 비서실 한 관계자가 시청에 전달했다. 그러나 이 비서진이 박 시장으로부터 직접 이런 지시를 받았는지, 아니면 제삼자로부터 전달받았는지에 대해서도 시청에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변인실 관계자는 "우리도 시장이 출근한 이후에 대해서만 알 수 있을 뿐 시청에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는 파악할 수 있는 것이 없다"라며 "몸이 좋지 않아 출근하지 않았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 시장의 실종신고 접수 소식이 나온 이후 항간에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게 아니냐는 소식이 유포되기도 했지만 아직 유서와 비슷한 글은 발견되지 않았다.
박 시장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전일 발표한 그린뉴딜에 관한 장문의 게시물 이외에 다른 내용은 올라오지 않은 상태다.
시청의 한 고위 간부는 "오후에 보도를 보고 이런 내용을 처음 알게 돼 당황스러운 상태"라며 "(시장이)최근 부동산 문제에 대한 강경 발언이나, 그린뉴딜 정책 등을 주도하면서 대단히 의욕적이었으며 심경상 이상한 점은 느끼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