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창업

입주 스타트업 기술로 만든 공유오피스 '한국판 실리콘밸리' [현장르포]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23 17:40

수정 2020.07.23 19:36

최초 민관협력형 팁스타운 'S6'
정부·포스코가 만든 벤처육성센터
투자 받은 유망기업 30곳 입주
안면인식 출입·화상회의실 등
대기업 같은 오피스 인상적
서울 역삼로에 위치한 체인지업그라운드(팁스타운 S6) 입구
서울 역삼로에 위치한 체인지업그라운드(팁스타운 S6) 입구
체인지업그라운드의 2층 공유오피스 전경
체인지업그라운드의 2층 공유오피스 전경
벤처·스타트업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래 먹거리의 최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들이 늘면서 국내에는 기업 가치가 1조원이 넘는 비상장 벤처·스타트업인 '유니콘 기업'이 10개사로 세계 5위 규모다. 하지만 중국(102개사) 등에 비해서는 아직 갈길이 멀다. 이에 국내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관련 정책과 이슈,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벤처·스타트업면을 격주로 구성해 나아가야할 방향과 과제를 짚어본다.

입주 벤처기업의 첨단 기술로 구축된 미래도시. 국내 최초의 민관협력형 '팁스타운'에 대한 첫 인상이다.

지난 1일 공식 개관한 체인지업그라운드(벤처기업 육성위한 지원시설) 팁스타운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2015년부터 서울 역삼로 일대에 조성하는 한국판 실리콘밸리다.


중기부가 S1(Street)부터 S4를 오픈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강남구청이 강남스타트업센터(S5)를 열었다. 포스코는 민간기업 최초로 중기부와 손잡고 S6를 개장하는 등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정부,지자체,대기업의 전방위 지원책이 총집약된 곳이다.

스타트업 신기술 도입한 공유오피스


연면적 4200㎡로 7개층(B1~6층)으로 조성된 체인지업그라운드에는 포스코가 투자한 유망기업과 팁스 프로그램(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에 선정된 스타트업 30여곳이 입주해 있다.

지난 2018년 포스텍홀딩스(포항공과대학교 기술지주)를 통해 팁스에 선정된 퍼즐데이터도 체인지업그라운드에 입주했다. 퍼즐데이터는 프로세스 마이닝 기술을 국내 최초로 상용화한 데이터 분석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체인지업그라운드에 들어서자 안면인식 출입통제시스템이 바로 눈에 띄었다. 2017년 설립된 폐쇄(CC)TV 전문 스타트업 이후커뮤니케이의 얼굴인식 출입통제 및 출입관리 시스템 브랜드 이후시스(ehoosys) 제품이었다. 팁스타운에 입주한 퍼즐데이터의 김영일 대표는 사무실 문을 여는데 핸드폰을 꺼냈다. 벤처기업 아이콘루프에서 개발한 블록체인 기반의 비대면 출입시스템인 '콩체크 게이트'를 이용해 사무실로 들어섰다. 김 대표는 "굳이 손가락 등을 댈 필요가 없어서 사무실 출입시 자연스럽게 언택트(비대면) 하고 있다"며 "콩체크 게이트가 있으면 다른 층도 자유롭게 이용가능하다"고 말했다.

옥상에는 포스코 사내벤처인 포스팔트가 제철소 부산물 슬래그를 이용해 개발한 친환경 블록이 깔려 있었다. 입주 스타트업의 직원들도 옥상에 올라와 산책을 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김 대표는 "옥상이 워낙 쾌적해서 가끔 올라와서 식사를 하곤 한다"고 말했다.

포스코 본사급 업무환경 구축


스타트업이 입주해 있는 2,3층은 휑한 분위기였다.

김 대표는 "사무실이 넓어서 그렇다"고 설명했다. 그는 "위워크 등 다른 공유오피스에 비해 40% 이상 저렴하다. 회의실 같은 공유시설뿐아니라 사무실도 많다"며 "다른 사무실도 알아봤는데 여기만한 곳이 없다"고 전했다. 그는 "계약기간이 1년 6개월이지만, 가능하면 더 있고 싶다"고 말했다.

체인지업그라운드를 기획한 포스텍홀딩스의 유주현 대표는 "기획 단계부터 입주할 기업들에게 수요 조사를 했다. 그 덕분에 입주기업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코로나 사태 이전에 기획하면서 모든 층에 화상회의실을 만들었다. 빔 프로젝트 대신 대형스크린을 설치해 한층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처음 와봤는데 포스코 사무실과 비슷하다. 포스코도 다른 그룹에 비해 직원 1인당 오피스 면적이 넓다"며 "포스코 본사급의 오피스 환경"이라고 극찬했다.


유 대표는 "확실히 포스코 협조가 컸다. 예산 배정부터 방향성까지 많은 부분에서 도움이 있었다"며 "좋은 기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것은 엑셀러레이터의 당연한 역할이다.
체인지업그라운드에서는 입주기업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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