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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다시 사상최고치 육박…새로운 단계 진입했나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24 04:38

수정 2020.07.24 09:06

[파이낸셜뉴스]

금 가격 추이(온스당 달러) ; 2011년 이후 /사진=팩트세트, WSJ
금 가격 추이(온스당 달러) ; 2011년 이후 /사진=팩트세트, WSJ

금 가격이 다시 사상최고치에 바싹 다가서는 급등세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 안전자산, 가치저장 수단으로 금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인류의 수천년 금 사랑 역사에서 코로나19를 계기로 금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주장들도 나온다.

23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금 8월 인도분은 이날 전일비 1.3% 오른 온스당 1890달러에 장을 마쳤다. 장중 온스당 1897.80달러가지 올라 2001년 8월 기록한 마감가 1891.90달러를 웃돌기도 했다.

금 값은 올들어 25% 가까이 올라 지난해 초 이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가 금값 급등세 배경이다. 런던, 뉴욕 시장 등의 트레이더들의 금 매수가 늘고 있고, 전세계 개인 투자자들의 금 수요 역시 뛰고 있다.

대개 주식시장과 금 가격 움직임은 반대 흐름을 보이지만 지난해 이후 주가와 금 가격은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 편에서는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들이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여전히 어두운 경제전망과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이 안전자산 금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

이날 상승세로 금은 5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금 트레이딩에서 50년 넘게 잔뼈가 굵은 뉴욕 RBC 웰스 매니지먼트의 조지 게로는 "이는 역사적인 순간"이라면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랠리가 더 지속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 84세의 게로는 "(금값 상승을 부추기는) 모멘텀이 상당하다"면서 지금 금 매수에 나서는 이들은 모멘텀 트레이더들이라고 지적했다.

모멘텀 트레이더란 펀더멘털에 관계 없이 가격이 오르면 덩달아 사고, 내리면 파는 투자자들을 말한다. 금 값이 오르는 가운데 모멘텀 투자자들이 추가 상승을 기대하고 금을 사들여 금 값을 더 끌어올리고 있음을 뜻한다.

레이 달리오, 제프리 건들락, 폴 튜더 존스 등 월스트리트의 전설적인 투자자들도 최근 금의 매력을 설파하고 나섰다. 코로나19로 세계 경제가 급속히 침체되고, 각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으로 부채가 급증하고 있어 금 투자가 매력적이라고 이들은 지적하고 있다.

익센셜 웰스 어드바이저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 팀 코트니는 "우리는 이제 기본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영역에 진입했다"면서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초저금리와 각국 중앙은행·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가치저장 수단으로 금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

초저금리는 금 투자자들이 채권에 투자하는 대신 금에 투자하는 기회비용을 줄여준다. 채권 투자로 벌게 되는 이자가 미미해 아무런 이자가 없는 금 투자을 하면서 포기해야 하는 이자 규모가 작아지기 때문이다.

또 전례없는 규모의 경기부양책은 결국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불러 가치저장 수단으로서 금의 몸값을 높여줄 것이라는 생각에서 금을 사들이는 투자자들도 있다.

미국과 중국간 긴장, 중국과 인도간 국경 분쟁, 한국과 북한 간 관계 악화 역시 역시 금 값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FL 퍼트남 인베스트먼트 메니지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엘렌 하젠은 금이 적절한 투자수단일 수밖에 없는 이유들은 지금 널려 있다고 지적했다.

간접투자상품인 금 상장지수펀드(ETF)에도 돈이 몰리고 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금 ETF에 약 400억달러가 몰렸다.

금 가격 상승세는 은 값도 덩달아 끌어올리고 있다.

22일 은 근월물 가격은 온스당 23달러를 돌파하며 약 7년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ETF 업체 그래나이트 셰어스의 윌 린드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로 인해 투자자들이 주식과 채권 대체 투자수단(인 금)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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