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날씨에 음료·빙과업계
"한해 장사 망칠수도" 노심초사
백화점·아울렛 등도 방문객 ‘뚝’
제습기 판매율은 간만에 치솟아
의류관리기 매출도 44% 급증
"한해 장사 망칠수도" 노심초사
백화점·아울렛 등도 방문객 ‘뚝’
제습기 판매율은 간만에 치솟아
의류관리기 매출도 44% 급증
장마가 이어지면서 유통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기상청은 예년보다 늦은 7월 말까지 장마가 이어지고, 중부지방의 경우 8월 초에도 장마가 지속될 것으로 예보했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음료·빙과업계와 외식업체들은 폭염이 닥칠 것이라던 일기예보와 달리 이달 내내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울상을 짓고 있다. 에어컨 역시 이달 들어 판매가 부진한 모습이다.
반면, 제습기와 의류관리기 등은 판매가 급증했다.
음료 및 빙과 업체들은 지난해 여름에 이어 올해도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외부활동과 단체행사가 줄어든 데다 날씨까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7월 매출이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2018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최대 10%가량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빙과업체들은 이번 여름 폭염이 예고되자 연초부터 대형 모델을 기용하고,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하면서 성수기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으나 장마가 길어지면서 '한해 장사를 망치는 것은 아닌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빙과업계 관계자는 "지난 5월에도 이른 더위가 없었고, 최근에는 비가 자주 내린 탓에 덥지 않아 아이스크림이 덜 팔리고 있다"면서 "빙과류는 날씨 영향이 가장 큰데 지난해도, 올해도 날씨가 도와주지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던 외식업계는 재난지원금 덕분에 매출이 다소 회복했지만 궂은 날씨로 고객들의 발길이 다시 끊길까 우려하고 있다. 외식산업경기지수는 지난 2·4분기 64.11로, 전년동기(70.67)보다 5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여름 가전'의 대표로 꼽히는 에어컨도 판매가 부진하다. 올해 봄에 진행된 예약판매는 선전했지만 정작 한여름인 이달 들어 판매가 저조하다. 전자랜드에서 5월 이후 지난 22일까지 판매된 에어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줄었다. 하이마트도 에어컨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축소됐고, 11번가에서는 거래량이 120%나 감소했다.
이 밖에 운동하는 사람이 늘면서 판매율이 좋았던 스포츠의류와 등산·아웃도어 의류는 각각 65%와 35%가 빠졌다.
이와 달리 제습기와 의류관리기 등 장마 관련 제품은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커머스에서는 폭우가 쏟아지는 장마철을 맞아 관련 용품의 매출이 '깜짝' 상승했다.
최근 몇년 동안 불티나게 팔렸던 제습기는 올해 매출이 주춤했지만 장마가 길어지면서 오랫만에 판매율이 치솟았다. 11번가에서 최근 2주간 제습기 판매는 28% 늘었다. 스타일러 등 의류관리기 매출도 44% 급증했다. 우산과 우의 판매도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각각 108%, 91%가 증가했고, 레인부츠는 무려 168%의 매출 신장율을 나타냈다. 티몬에서도 최근 한 달간 제습기와 제습제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27%, 69% 늘었다. 홈쇼핑은 제습기 판매 방송을 늘리고 있다. 보통 계절상품은 정규 방송보다는 날씨에 따라 유동적으로 편성을 잡는데 장마가 길어지면서 제습기 판매도 자연스럽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GS홈쇼핑와 롯데홈쇼핑에서 현재까지 전년 대비 방송횟수 2~3회가 늘었는데 장마가 끝나기 전에 추가 편성이 예상된다.
롯데하이마트, 전자랜드 등에서도 제습기 판매가 급증하는 상황이다. 지난 5월~7월 22일 롯데하이마트에서 판매된 제습기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증가했다. 전자랜드에서도 같은 기간 제습기 판매가 36% 늘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조지민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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