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서 쿠데타 일어난다면?
전편과 같은 '가정'에서 출발
'강철비2' 호평 속 29일 개봉
전편과 같은 '가정'에서 출발
'강철비2' 호평 속 29일 개봉
“1993년 한반도에 전쟁이 날 뻔했다. 당시 외국에 사는 친구들이 내게 전화해 ‘내일 모레 전쟁난다던데 괜찮냐’고 물었다. 그때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전쟁이 날 수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고, 북핵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양우석 감독은 지난 10년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반도의 정치·외교적 현실에 판타지를 섞어 이른바 ‘스틸레인 유니버스’(강철비 세계관)를 구축해왔다. 세 편의 웹툰과 두 편의 영화는 지난 25년간 ‘학구파’ 양 감독의 꾸준한 관심사가 반영된 결과물이다.
그는 “영화가 언론의 기능을 한다”고 생각했다. ‘강철비’ 시리즈를 내놓은 이유도 마치 기업이 위기관리를 위해 시뮬레이션을 하듯 남북 관계를 시뮬레이션 해본다는 의미가 컸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전쟁 준비는 잘해왔지만 북한 내부 붕괴 가능성에 대해선 준비가 취약했다. ‘강철비2’는 이와 관련해 국민들에게 시뮬레이션을 해 보여주고,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강철비2’는 분단의 당사자인 남과 북이 스스로 한반도의 운명을 좌지우지할수 없다는 냉정한 현실에서 출발한다. 극중 대통령 역할의 정우성이 정전협정을 들여다보는 장면은 남한이 이 협정에 서명조차 못한 당사자임을 상기시킨다. 극중 정우성은 “정치는 쇼비즈니스”라고 대놓고 말하는 기업가 출신의 미국 대통령 ‘스무트’(앵거스 맥페이든 분)와 자존심 강한 유학파 출신의 젊은 북한 지도자 ‘조선사’(유연석 분) 사이에서 중재자 노릇을 하느라 고군분투한다. 북한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상황에서도 그는 둘에게 하나뿐인 침대와 의자를 양보한다. 이 와중에 담배를 피우겠다는 조선사와 담배를 당장 끄지 않으면 화장실 문을 열고 일을 보겠다는 스무트 사이에서 다툼을 중재하는 ‘웃픈 현실’이 연출된다.
그렇다면 양 감독은 한반도 통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양 감독은 “통일을 원하건 원치 않건 가야할 길은 같다”고 강조했다. “평화 체제 구축이 핵심이다. 통일을 원치 않는다면 북한은 외국이다. 일본과 왕래하며 지내듯, 북한과도 사이가 좋은 게 낫지 않나. 통일은 2~3세대가 지나야 가능하리라 본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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