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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기업들, 서슬 퍼런 美中갈등에도 美증시에 몰려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27 14:38

수정 2020.07.27 14:38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AP뉴시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올해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 규모가 최근 미 정부의 대대적인 상장 제재에도 불구하고 약 2배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 입장에서 미 정부 제재 시행까지 시간이 걸리는데다 풍부한 유동성과 전문성때문에 제재 위험에도 미 증시에 도전할 가치가 있다고 진단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현지시간) 미 시장조사업체 딜로직 자료를 인용해 올해 들어 현재까지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에 신규 상장한 중국 기업이 19곳이라고 전했다. 전년 동기(9곳)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기업공개(IPO)로 조달한 자금 규모도 29억달러(약 3조4698억원)로 전년 동기대비 약 30% 증가했다. FT는 중국 최대 P2P 대출기업인 루팍스가 올해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중이라며 자금 모집 규모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기업들의 미국행은 최근 양국 갈등과 미 정부의 제재를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미 증권 당국은 지난 4월 나스닥에 상장되었던 중국 루이싱커피의 회계부정 사건 이후 중국 기업들의 불투명한 회계 관행을 지적했으며 상장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미 정부는 코로나19 책임론과 홍콩 보안법으로 중국과 사이가 악화되자 이달 발표에서 미·중 회계협정을 파기하고 미국의 회계기준을 따르지 않는 중국 기업의 미 증시 상장을 불허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미 증시에 머물렀던 중국 IT 업체인 징둥닷컴과 넷이즈는 지난 6월에 홍콩에 2차 IPO를 실시해 미 정부의 압박에서 출구 전략을 세우기도 했다.

다국적 법무법인 메이어브라운의 제이슨 엘더 홍콩 파트너는 기업들이 이러한 압박에도 미 증시로 향하는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록 홍콩 증시가 장족의 발전을 하긴 했지만 미국 증시는 여전히 매우 넓고 깊은 유동성을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FT를 통해 미국 증시의 경우 거래 회전률이 높고 IPO 과정에서 기존 발행주 배정 및 추가 신주 발행이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FT올해 나스닥에 상장한 중국 의약기업 제네트론홀딩스의 예를 들어 미 증시에는 전문적인 IPO를 도울만한 숙련된 전문가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아시아 투자은행 관계자들은 미국의 본격적인 IPO 제재가 본격적으로 실행되려면 3년 이상 걸린다고 내다봤다.
익명의 미 은행 관계자는 "미 증시 상장은 비교적 쉽게 다른 지역에 2차 상장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장점이 된다"며 "미 증시는 여전히 유동성이 많고 투자자 접근성이 뛰어나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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