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메르켈·마크롱 "나발니 사건 의혹 밝혀야"… 푸틴 압박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23 17:51

수정 2020.08.23 17:5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독일과 프랑스 정상들의 잇단 견제를 받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는 최근 잇따라 러시아에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알려진 러시아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가 독극물 중독 의심으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자 즉시 필요한 모든 도움을 주겠다고 자처했다. 이후 나발니는 22일 독일로 옮겨졌다. 그는 독일에서 치료받을 예정이다. 두 정상은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나발니가 갑자기 의식 불명에 빠진 이유를 신속히 밝혀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발니는 지난 20일 공항에서 차를 마신 뒤 기내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항공기는 긴급착륙했고, 나발니는 중환자실로 이송됐다. 그러나 여전히 의식을 찾지 못한 채 위독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앞장서 비판해 온 인물이다. 러시아 야권에선 이번 사건이 크렘린(러시아 대통령실)과 연계된 안보기관의 독살 작전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벨라루스 사태와 관련, EU가 주도하는 중재를 제안하고 나섰다. "벨라루스 사태에 개입하지 말라"는 푸틴 대통령의 경고가 나온지 사흘 만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8일 메르켈 총리, 마크롱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벨라루스 내정에 대한 어떠한 외부 간섭 시도도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장기 집권 중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지난 9일 대선 이후 퇴진 시위가 이어지자 푸틴 대통령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외에도 독일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들고 나온 러시아의 G7 재합류 제안에 단호하게 반대하고 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부 장관은 지난 10일 "한때 G8 멤버였던 러시아를 현 G7에 다시 받아줄 생각은 없다"고 못 박았다. 마스 장관은 "러시아의 경우 크림반도 병합과 우크라이나 동부 분쟁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면서 "휴전을 계속 요구하고 있지만, 평화가 정착된다는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1997년 G7 정상회의에 합류해 G8을 구성했지만 2014년 크림반도 강제합병 문제로 퇴출당했다.
서방국들은 러시아의 G7 재합류를 계속 반대하고 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1일 개헌안이 통과됨에 따라 종신집권이 사실상 가능하게 됐다.
이번 개헌으로 2024년 4기 임기가 종료되는 푸틴은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6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두 차례 더 역임할 수 있게 됐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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