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인터넷/SNS

'선물하기' 도입한 배민 "카카오 한판붙자"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24 18:28

수정 2020.08.25 00:27

관련종목▶

정액권 총 8종 내달부터 판매
'카카오 선물하기'와 정면승부
배달의민족이 선물하기 기능을 내달 도입하며 '원조'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도전장을 냈다. 배달의민족 애플리케이션 내에서 정액권 상품권을 판매하는 계획으로, B마트에 이어 배달의민족 커머스 사업 부문이 크게 강화되면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향후 배달의민족이 치킨, 커피 등 브랜드 상품권이나 자체 제작하는 배민문방구 상품으로 선물하기 카테고리를 확장하면 카카오 선물하기와 '정면승부'도 예상된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이 내달 중 배민 앱에 선물하기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배달의민족 선물하기는 배민 앱 메인 화면에 하나의 카테고리로 추가된다. 배달의민족은 선물하기에서 입점된 모든 음식점 뿐만 아니라 배민오더, B마트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정액권'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정액권은 5000원권부터 5만원권까지 총 8종으로 구성됐다. 이용자가 정액권을 구입해 선물하면 다른 이용자가 배민 앱 내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상품권 금액의 60% 이상을 사용하고 남은 잔액은 현금으로 환불된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그동안 선물하기 기능을 도입하라는 요구가 많았다"면서 "가족과 지인에게 감사, 응원, 축하의 마음을 전달하는데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배달의민족이 지난 21일 변경한 '전자금융거래 이용약관'에 따르면 선물하기 기능은 추석 전인 내달 22일께 도입된다. 이는 달라진 명절 풍경으로 추석 때 배달 음식을 더 주문하는 이용자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1인 가구와 명절 때 고향을 찾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지난 2018년 추석 연휴 마지막 이틀 배달음식 주문량은 평소 주문량보다 약 2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고향 이동을 하지 못할 경우 배달앱 주문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

배달의민족은 선물하기 기능 도입으로 배달앱 플랫폼을 넘어 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동시에 코로나19 상황에서 실적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가 지난 2010년 12월 최초의 수익모델로 내놓은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1년 만인 2011년 거래액 300억원, 2012년 1100억원, 2013년 2400억원 등으로 급성장했다. 지난 2017년 카카오 선물하기의 거래액은 1조원을 돌파하며 카카오커머스의 실적 '효자'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카카오톡 선물하기 거래액은 약 3조원으로 추산되며 카카오톡 선물하기 운영사 카카오커머스 지난해 매출액은 2961억원, 영업이익은 75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코로나19 속에서 카카오의 폭발적인 실적 성장을 이끈 것도 카카오커머스다. 배달의민족의 경우 선물하기가 배달 주문량 증가로 이어지면 시너지가 나면서 실적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다.


이에 배달앱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성장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배달의민족이 초소형 배달서비스 B마트에 이어 선물하기로 '영리하게' 커머스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만약 배달의민족이 향후 정액권 상품권에 이어 BBQ, 스타벅스 등 브랜드 상품권과 B급정서로 인기를 얻고 있는 배민문방구 상품 판매로 확장한다면 카카오톡 선물하기와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의민족이 음식 주문 플랫폼이라는 허들을 넘어 선물하기를 음식 주문으로 연결할 수 있으면 상품권을 매장에 가지 않고 이용할 수 있어 거래액 증가 등 시너지가 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