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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 '한·일·유럽 IT연합군' 총괄, G2 기술패권 맞서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26 16:19

수정 2020.08.2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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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만든 A홀딩스 이사회 회장으로 복귀

유럽 거점으로 구축한 AI 생태계 바탕으로 G2 빅테크와 승부
[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중국(G2)이 주도하는 인터넷 제국주의에 맞서 살아남은 회사로 남고 싶다.”(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 )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의 비전이 구체화되고있다. 2016년 10월 북미·유럽지역 공략을 선언하고 2018년 3월 사내이사에서까지 물러나며 글로벌 사업에만 집중한지 약 2년 6개월 만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유럽과 일본을 거점으로 인공지능(AI) 생태계 구축 등 해외사업에 매진해 온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소프트뱅크와 협업을 통해 ‘한국-일본-유럽 기반 IT 연합군’ 총사령관이 됐다.

미국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GAFA)과 중국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화웨이(BATH)가 국경을 초월한 패권을 다투고 있는 인터넷 산업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전면에 나선 것이다. 이해진 GIO의 핵심무기는 AI다.


네이버를 창업한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지난해 한 행사장에서 네이버 창업과 성장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네이버를 창업한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지난해 한 행사장에서 네이버 창업과 성장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해진 GIO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50:50으로 지분을 보유하는 합작회사(조인트벤처·JV)인 A홀딩스 대표이사 겸 이사회 회장을 맡았다. 이 회장과 이사회를 구성하는 소프트뱅크 미야우치 겐 최고경영자(CEO), 라인 황인준 최고재무책임자(CFO), 소프트뱅크 후지하라 가즈히코 CFO 등 총 5명이 A홀딩스 경영 관련 의사결정을 하는 구조다.

내년 3월 A홀딩스가 공식 출범하면 미국과 중국 등 G2가 주도하는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에 한·일 빅테크 기업이 우뚝 서게 된다. 동시에 이 회장이 유럽공략 선언 후, 2017년 인수한 네이버랩스유럽(옛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을 거점으로 한 ‘글로벌 AI 연구(R&D) 밸트’ 기술 노하우도 A홀딩스에 접목될 예정이다.

국경을 초월한 글로벌 기술 네트워크를 지향하는 글로벌 AI 연구 벨트는 한국과 일본은 물론 네이버랩스유럽 등 핵심 AI 연구소가 위치한 프랑스, 세계 10위권 개발자 규모를 갖춘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구축되고 있다.

네이버, 라인, 소프트뱅크가 독립적으로는 GAFA와 BATH의 글로벌 기술 패권을 넘어설 수 없기 때문에 ‘한국-일본-유럽 기반 IT 연합군’을 완성한 것이다. 앞서 이해진 GIO도 “거대한 제국주의랑 싸우려면 혼자서 싸우는 게 아니고 연합군이 필요한 시기다”라며 “유럽도 이러한 부분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협력을 통해 인터넷의 다양성을 끝까지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네이버 라인과 소프트뱅크 야후재팬은 각각 모바일 메신저와 전자상거래(e커머스) 플랫폼에서 간편결제 등 테크핀, 온오프라인 서비스 역량을 갖춘 상태다. 월간 1억명 이상 실사용자 데이터와 AI 결합 시 상당한 파급효과가 예상되는 이유다.


복수의 IT 애널리스트 관계자는 "이해진 회장은 포털 네이버와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키우면서 미중 빅테크 기업과 힘겨운 싸움을 해왔다"면서 "구글 반독점 이슈에 민감한 유럽을 거점으로 키운 AI 생태계와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빅데이터를 융합한 서비스로 패권경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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