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1년 임기… 아베 정책 유지" vs "스가, 반한정책 그만둘 것"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31 17:58

수정 2020.08.31 18:41

한·일 관계 엇갈린 전망
외교 전문가들, 관계개선 강조
日언론, 이낙연 대표에 기대감
"1년 임기… 아베 정책 유지" vs "스가, 반한정책 그만둘 것"
【서울·도쿄=윤재준 기자 조은효 특파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사임 표명으로 대립 국면인 한·일 관계가 회복될지 여부를 두고 전망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한·일 외교 전문가들은 양국간 관계 개선의 당위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후임 총리로 '아베의 아바타'로 불리는 스가 오시히데 관방장관이 유력하다. 이에따라 차기 일본 내각이 적어도 내년 9월까지는 큰 변화 없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한·일 관계의 급변은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먼저 나온 셈이다.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인 스가 장관이 그동안 아베 총리와 함께 한국과 대립정책을 펼쳐와, 새 총리로 부임할 경우 표면적으로 한·일관계의 단기적 개선은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면적으로는 차기 총리 유력 후보자인 스가 장관이 원래 극우성향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어, 한·일 관계 개선 가능성이 있다는 정반대 의견도 조금씩 흘러 나오고 있다.


아울러 한국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새 수장으로 선출된 이낙연 전 총리가 일본 특파원을 거친 지일파(知日派)는 긍정적 인식이 일본에서 나오고 있다. 이 전 총리는 양국간 관계 개선을 위해 총리 시절 일본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한·일 관계 개선필요성에 공감


일본 언론들은 일본 여당인 자민당의 카운터파트가 될 수 있는 한국 여당의 수장인 이 전 총리가 한·일 관계 개선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기자 시절 도쿄 특파원을 지낸 이 전 총리가 일제 징용 피해자 문제 등으로 악화된 한·일 관계를 개선하는 데 수완을 발휘해 주길 기대하는 목소리가 일본 정계에서 적지 않다고 보도했다.

이와함께 스가 총리 후보자의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흘러나왔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는 "스가 장관은 아베 정권 때처럼 비상식적인 반한정책을 펴며 대외강경책을 밀고 나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내 친한파들중에서도 스가 총리 후보자에 대한 평가가 나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뉴욕타임스(NYT)는 한국과의 외교 관계가 최저 수준으로 나빠진 것은 일본이 직면하고 있는 장기적인 과제 중 하나라며 차기 총리가 과거사 문제로 아직도 갈등을 겪고 있는 두나라 관계를 정상화 시켜줄 것을 전문가들이 바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주국립대학교의 국제관계 전문가인 로런 리처드슨 교수는 무역 분쟁과 법적 공방이 길어지면 "지역의 안보 동맹 약화로 중국과 북한만 승자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리처드슨은 한·일 두나라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자유에 바탕을 둔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으며 중국은 여기에 맞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이 11월 치뤄질 대선과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처에 치중하느라 지역에서 지위가 약해져 한국과 일본으로써는 더 이상 관계가 후퇴해서는 안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9월까지 아베 영향력 우려


그럼에도 일본 언론들은 후임 총리가 아베의 외교 노선을 계속 이어갈 것이 유력하다고 보도하고 있다.

정치 평론가 도요시마 노리오는 교도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차기 일본 내각이 아베 총리의 당초 퇴임 날짜인 내년 9월까지는 유지될 것이어서 외교정책 또한 종전 노선이 지속되는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집권 자민당은 다음달 1일부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이을 새 총리 선출을 위한 선거 일정과 방법을 발표할 예정이다. NHK 등 현지 언론들은 8월 31일 보도에서 자민당이 9월 1일 총무회에서 당 대회 대신 중의원(하원)·참의원(상원) 총회를 열어 새 총재 선거를 논의한다고 전했다.

투표 일정은 9월 7일이나 8일 선거가 고시된 후 14일 투·개표하는 일정이 유력하다. 이후 16일 주요 당 간부 인사를 마치고 17일 임시 국회를 소집해 중의원·참의원 본회의에서 총리를 지명하는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다.

의원 내각제인 일본은 집권당 총재가 총리를 맡는다. 자민당의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지난 29일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에게 출마 의향을 전달했다. 당내 니카이파(47명)가 지지할 방침이다.
다케시타파(54명) 간부도 스가 장관을 지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소 다 부총리 겸 재무상이 이끄는 아소파(54명)도 스가 장관을 지지할 기색이다.
이외에도 유력 주자인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과 기시다파(47명)를 이끄는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도 총리 자리를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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