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기상청 못믿어" 우리 국민 해외 날씨앱 100배 더 본다

최서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04 06:30

수정 2020.09.04 06:30

기상청 잇단 오보에 기상망명족 존재 확인
[파이낸셜뉴스]

'한국 구글플레이' 내 날씨 카테고리에서 앱 인기차트와 최고 매출 랭킹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체코의 '윈디' / 사진=구글플레이
'한국 구글플레이' 내 날씨 카테고리에서 앱 인기차트와 최고 매출 랭킹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체코의 '윈디' / 사진=구글플레이

우리나라 국민들이 날씨를 확인할 때 기상청 앱인 '기상청 날씨알리미'보다 해외 기상정보 앱인 '윈디’(windy)'를 100배 이상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마 기간 예측 등 기상청의 예보가 번번이 빗나가가면서다. 국내 이용객들이 외국에서 제공하는 기상 정보와 위성 영상 등을 찾아보는 기상망명족의 존재가 확인된 셈이다.

■윈디는 왜 기상망명족 최애앱이 됐나
4일 파이낸셜뉴스가 국내 앱 다운 프로그램 중 하나인 ‘한국 구글플레이’에서 날씨 관련 애플리케이션(앱) 순위를 확인한 결과 체코 날씨 앱 ‘윈디'는 총 1000만 이상 다운로드 수(한국 구글플레이 기준)를 기록했다. 우리 기상청의 날씨 앱 ‘기상청 날씨 알리미’는 10만 이상 다운로드 수를 보이며 기상앱 다운로드 순위에서 9위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기상망명족'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인 윈디 신드롬은 전문가의 의견보다 이용자수와 높은 평점을 선택하는 트렌드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불확실한 정보인 날씨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객관적인 자료와 더 우수하고 다양한 정보보다 일종의 군집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와 관련,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옥경영 교수는 "우리 생활에 매우 중요한 것이 날씨지만 날씨 정보를 수집하고 처리할 수 있는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소수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옥 교수는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들의 경험과 이용자들의 평점, 그리고 우호적인 평가를 근거로 정보의 신뢰도를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윈디앱은 예보 아닌 앱일 뿐"
연세대 대기과학과 박상훈 교수는 “윈디 앱은 예보라고 할 수 없다"면서 "세계 1위 수준의 유럽 연합 기상 정보를 보기 쉽게 가시화해서 제공해 수익을 추구하는 앱일 뿐이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이어 "실제로 수집된 데이터의 질과 예보의 기준이 되는 자료의 양은 윈디보다 기상청이 압도적으로 우위를 차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요한 것은 어느 기상 예보가 맞느냐 승패를 나누는 것이 아니다"면서 "여론의 관심이 기상 예측 정확성에 만 쏠린 것 같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 구글플레이는 인기 차트의 경우 앱 다운 수와 함께 다른 주요 수치 등을 고려해서 업데이트되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플레이 관계자는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차트의 경우 앱 구입과 인앱 결제를 포함해 가장 많은 수익을 창출한 자료를 고려해 업데이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이 지난 1일 22시 발표한 제 9호 태풍 마이삭의 경로(왼쪽)와 체코 날씨 앱 ‘윈디’가 예상한 태풍 경로(오른쪽). 사진=기상청·윈디
기상청이 지난 1일 22시 발표한 제 9호 태풍 마이삭의 경로(왼쪽)와 체코 날씨 앱 ‘윈디’가 예상한 태풍 경로(오른쪽). 사진=기상청·윈디

csy153@fnnews.com 최서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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