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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트인 호수 보며 休~ 특별함이 된 그 풍경 속을 거닐다 [Weekend 레저]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03 04:00

수정 2020.09.04 09:08

천천히 걷는 충주 풍경길
마즈막재에서 시작하는 종댕이길
심항산 한바퀴 돌아 충주호반 거쳐
충주댐물문화관까지 총 11.5㎞
힘들다면 숲해설안내소에서 출발
남한강 따라 길게 이어진 비내길
흙길·논길·오솔길… 자연 그대로
하이라이트는 갈대 무성한 비내섬
익숙하다 했더니 영화·드라마 명소
탁 트인 호수 보며 休~ 특별함이 된 그 풍경 속을 거닐다 [Weekend 레저]
충주 풍경길 중 하나인 종댕이길은 숲과 호수를 품고 있는 길이다. 중간 지점에 있는 출렁다리는 꼭 들러야 할 포인트 /사진=조용철 기자
충주 풍경길 중 하나인 종댕이길은 숲과 호수를 품고 있는 길이다. 중간 지점에 있는 출렁다리는 꼭 들러야 할 포인트 /사진=조용철 기자
【충주(충북)=조용철 기자】 충주호와 남한강, 계명산 등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우수한 역사 및 문화 유적지를 배경으로 조성된 충주 풍경길. 이 길에는 비내길, 중원 문화길, 사래실 가는 길, 강변길, 종댕이길, 반기문 꿈 자람길, 대몽 항쟁길, 새재 넘어 소조령길, 하늘재길 등 총 9개 코스가 있다. 이중 종댕이길은 계명산 줄기인 심항산(해발 385m)의 아름다운 호수 풍경을 따라 걸으면서 풍광도 즐기고 사색도 할 수 있도록 조성된 호반 숲길로 충주호의 아름다운 경관을 벗하며 걸을 수 있다. 코로나 시대에 모든 시름을 뒤로 하고 나 혼자 걷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우거진 숲의 다양한 식물과 충주호의 아름다운 경관을 탐방할 수 있고, 경사가 비교적 완만해 가족 단위 탐방에도 더 없이 좋은 숲길이다.
'종댕이(宗堂)'라는 말은 인근 종댕이 마을에서 비롯됐으며, 지역민들 사이에선 심항산을 종댕이산이라고도 부른다.

마즈막재에서 시작해 심항산 둘레를 돈 뒤 충주호반을 따라 충주댐물문화관까지 이어지는 전체 코스는 총 길이 11.5㎞로 대략 4시간30분 정도 소요된다. 종댕이길을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전체 코스보다는 마즈막재에서 출발해 심항산을 돌아 마즈막재로 다시 돌아오는 7.5㎞ 구간 2시간30분 코스를 주로 걷는다. 7.5㎞ 구간도 시간이나 건강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숲해설안내소에서 시작해 심항산 둘레를 걷는 3.8㎞ 1시간30분 코스를 걷는 것도 괜찮다. 숲해설안내소에서는 심항산 정상으로 가는 2개의 숲길이 있는데 가온길이라 불리는 숲길은 1.2㎞로 20분 정도 소요되고, 봉수대길은 0.7㎞로 15분 정도 소요된다. 심항산 전망대에서는 충주호를 향해 반도처럼 튀어 나온 심항산을 감싸고 흐르는 충주호의 시원한 물줄기를 굽어 볼 수 있다.

종댕이길의 핵심구간이라 할 수 있는 심항산 둘레를 돌아가는 호반길은 시계 반대방향으로 걷는 3.8㎞ 구간이다. 숲해설안내소에서 포장된 도로를 따라 내려가다 보면 생태연못이라 불리는 작은 연못을 만난다. 여기에서 숲으로 난 길로 들어서며 종댕이길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길은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 2~3명이 나란히 서서 걸을 수 있을 정도로 잘 정비돼 있다. 심항산 자락에는 원터정이라 명명한 육각정과 밍계정이란 정겨운 이름이 붙은 팔각정 등 정자 2개와 충주호를 발밑으로 내려다 볼 수 있는 2개의 조망대, 그리고 2곳의 쉼터 등 쉬면서 충주호를 바라볼 수 있는 여섯 군데의 전망 포인트가 있다.

심항산을 중심으로 호숫가를 한바퀴 도는 종댕이길 중간중간에는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6개의 쉼터와 전망대가 있다/사진=조용철 기자
심항산을 중심으로 호숫가를 한바퀴 도는 종댕이길 중간중간에는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6개의 쉼터와 전망대가 있다/사진=조용철 기자

종댕이 전망대는 충주호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넓게 볼 수 있는 곳이다. 탁 트인 호수의 정취를 느끼며 가슴을 펴고 따뜻한 햇볕과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마실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풀고 마음의 안정을 가져 온다고 하여 '가슴을 펴라 전망대'라고도 부른다. 여섯 번째 포인트인 쉼터를 지나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왼쪽 오르막길로 400m 정도를 올라가면 출발했던 장소인 숲해설안내소가 나온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왼쪽으로 100m 쯤 이동해서 종댕이길의 명소인 출렁다리를 건너갔다가 되돌아 와서 숲해설안내소로 올라오는 방법을 택한다. 출렁다리를 통과해 윗종댕이정자를 지나 상종마을과 계명산자연휴양림 앞으로 돌아오는 길은 1.6㎞로 30분쯤 소요된다.

호숫길과 숲길이 어우러진 종댕이길은 평탄하고 경사가 비교적 완만한 편이어서 누구나 마음놓고 걸을 수 있다/사진=한국관광공사
호숫길과 숲길이 어우러진 종댕이길은 평탄하고 경사가 비교적 완만한 편이어서 누구나 마음놓고 걸을 수 있다/사진=한국관광공사

종댕이길을 뒤로 한 채 남한강 풍경 따라 유유히 걷는 충주 풍경길 비내길로 향했다. 비내길은 흙길과 농로, 오솔길이 이어지는 자연 그대로의 길이다. 비내길을 걷다보면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의 강소형 잠재관광지로 선정된 오대호아트팩토리도 둘러볼 수 있다. 오대호아트팩토리는 폐품을 활용한 테마파크로 정크아트(Junk Art)를 테마로 한 복합문화공간이다. 비내길 1구간은 앙성천을 따라 방죽 위를 지나고 남한강을 따라 숲길을 파고든다. 강변길과 숲길에 논길까지 분위기가 다른 세 가지 길을 번갈아 걷는 즐거움은 비내길 1구간을 찾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이다.

오대호아트팩토리 /사진=조용철 기자
오대호아트팩토리 /사진=조용철 기자

비내길 1구간은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방죽 길과 자전거도로를 넘나들며 철새전망공원까지 걷고 철새전망공원에서 남한강변을 따라 옛 조대나루터까지 갔다가 조대마을에서 논길을 따라 앙성온천광장으로 돌아오면 7.5㎞ 비내길 1구간이 완성된다. 비내길 2구간은 새바지산을 넘어 비내섬으로 다시 남한강과 앙성천을 따라 출발점인 앙성온천광장까지 11㎞ 남짓 이어진다. 비내길 2구간을 출발하기 전 비내섬 출입 가능 여부를 먼저 확인한다. 비내섬이 주한미군 훈련장으로 지정돼 훈련기간에는 출입이 통제되기 때문이다.

트레킹 시작점인 앙성온천광장을 출발하면 논과 밭, 과수원이 어우러진 시골 풍경이 펼쳐진다. 한가로운 시골길을 걷다보면 벼슬바위가 나타난다. 태자산 끝자락에 놓인 봉우리 아래 솟은 바위가 수탉의 볏을 닮았다. 벼슬바위 위쪽으로 상여바위도 있다. 상여바위가 내려다보는 곳이 합수머리다. 앙성천과 남한강 두 물이 만나는 곳에 철새들의 보금자리인 봉황섬이 있다. 철새 전망대에 오르면 남한강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기부터 조대나루터까지 비내길 최고의 풍경이 펼쳐진다. 자연이 주는 느림의 미학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 오솔길이 끝나는 비내섬이 코앞에 다가온 자리가 조대나루터다. 지금은 나루터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지만 한때 서울과 소태마을을 잇는 나룻배와 사람들이 북적였다고 한다.

조대나루터를 지나면 조대마을에 닿는다. 마을에서 왼쪽 길을 따라가면 비내길 출발지인 앙성온천광장이 나오고 1코스가 끝난다. 오른쪽으로 길을 잡으면 비내섬과 비내마을이 있는 2코스로 이어진다. 갈대가 무성한 비내섬은 비내길의 하이라이트다.
99만2000㎡ 면적에 사람을 위한 시설은 아무것도 없다. 눈을 돌리는 곳마다 갈대가 무성하고 갈대 사이로 난 작은 길과 강을 배경으로 선 버드나무가 전부다.
덕분에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인기가 높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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