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환기 안해도 차 속 후끈한 열기 빼낸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05 04:00

수정 2020.09.05 04:00

GIST 송영민 교수 연구팀 '야누스 복사 냉각기' 개발
환기·에어컨 없이도 내부 온도 낮출 수 있어
밀폐된 차량 윗면에 야누스 냉각 구조를 적용할 경우 가장 아래에 있는 석영기판으로 된 광대역 복사기가 아래에 놓인 차량 내부의 열(붉은색으로 표시)을 흡수(노란색 표시)하고 이어 그 위에 있는 폴리머 기판으로 된 선택적 복사기가 이를 대기공간으로 방출(파란색 표시)하는 방식으로 차량 내부의 온도를 낮춘다. GIST 송영민 교수 제공
밀폐된 차량 윗면에 야누스 냉각 구조를 적용할 경우 가장 아래에 있는 석영기판으로 된 광대역 복사기가 아래에 놓인 차량 내부의 열(붉은색으로 표시)을 흡수(노란색 표시)하고 이어 그 위에 있는 폴리머 기판으로 된 선택적 복사기가 이를 대기공간으로 방출(파란색 표시)하는 방식으로 차량 내부의 온도를 낮춘다. GIST 송영민 교수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여름 주차된 차의 주변 온도는 35℃이지만 차량 내부 온도는 1시간도 안돼 60℃ 이상으로 치솟는다.

국내 연구진이 환기나 에어컨 없이도 차 내부 온도를 낮출 수 있는 친환경 냉각판을 개발했다. 차량을 모방한 환경에서 실험한 결과 두께 0.5㎜로 만든 냉각판이 내부 온도를 43℃에서 39℃로 4℃ 낮췄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송영민 교수 연구팀이 외부 열을 차단하고 밀폐된 공간의 열을 흡수해 외부로 방출시키는 '야누스 복사 냉각기'를 개발했다고 한국연구재단은 5일 밝혔다.
연구진은 쾌적한 실내온도 유지를 위한 차량지붕용 소재 뿐 아니라 전자기기의 발열을 막는 방열소자, 냉방에너지 절약을 위한 건축물 시공 등 다양한 응용을 위한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진이 만든 냉각판은 위에서부터 차례로 폴리머(PDMS), 은, 석영으로 된 두께 0.5㎜정도의 다층패널 형태다. 온도를 낮추고자 하는 공간 위를 덮는 형태로 냉각 효과를 낼 수 있다.

이 냉각판은 태양빛을 90% 이상 강하게 반사하는 은을 기준으로 위 아랫면에서의 복사 특성을 분리했다. 맨 아래의 석영 구조체가 접하는 밀폐된 공간의 열을 흡수한다. 이 흡수된 열은 석영 위 폴리머 구조체가 전자기파 형태로 방출해 밀폐공간 온도를 낮춘다.

야누스는 위에서부터 순차 적으로 폴리머, 은, 마이크로 공진 구조의 석영으로 만들어졌다. GIST 송영민 교수 제공
야누스는 위에서부터 순차 적으로 폴리머, 은, 마이크로 공진 구조의 석영으로 만들어졌다. GIST 송영민 교수 제공
실험결과 결과 내부 온도를 4℃ 낮췄는데 이를 자동차 소비전력 절감효과로 환산하면 10% 절감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연구진이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10㎠ 크기의 야누스 냉각판을 이용했다. 연구진은 "면적에 비례해 방출에너지가 커지는 적외선 열복사 특성상 차량 처럼 큰 공간에서도 냉각효과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이 만든 냉각판 '야누스 복사 냉각기'는 로마신화에 나오는 두 얼굴의 신 '야누스'에서 따 온 것이다.

이 냉각판은 추운 환경에서도 물체의 열이 복사를 통해 빠져나온다.
연구진은 "다음 연구에서는 주변 환경에 따라 적외선 복사 특성을 끄고 켤 수 있는 방식으로 온도 항상성을 유지하는 복사 장치를 고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업으로 기술이전되는 한편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에 4일 게재됐다.
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송영민(오른쪽 첫번째) 교수가 야누스 소재 개발에 참여한 연구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div id='ad_body3' class='mbad_bottom' ></div> GIST 송영민 교수 제공
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송영민(오른쪽 첫번째) 교수가 야누스 소재 개발에 참여한 연구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GIST 송영민 교수 제공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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