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삼성전자, 5G·10조 영업익 기대감…4% 가까이 올라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08 16:10

수정 2020.09.08 16:10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파이낸셜뉴스]삼성전자가 8조원 규모의 5G(5세대 이동통신) 장비 계약과 3·4분기 어닝서프라이즈 기대감, 퀄컴의 5세대 이동통신(5G)칩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수주 등으로 이틀 연속 강세를 보였다.

8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200원(3.89%) 오른 5만8700원에 마감됐다. 전날 900원(1.62%) 오른 5만6200원에 거래를 마감한 뒤 이틀 연속 상승세다. 특히 장중 5.66% 오른 5만9700원까지 기록하며 6만원대에 근접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월 20일 6만2800원의 신고가를 기록한 후 2월 20일 6만원을 찍었지만 그 후 한 번도 6만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3월 19일 250일 최저가인 4만2300원을 기록하며 바닥을 쳤다가 이날 5G 계약 호재로 6만원선까지 다가간 것이다.
특히 덩치가 큰 만큼 웬만한 호재에도 주가 상승폭이 크지 않은 삼성전자지만 3·4분기 실적 호재 기대감과 8조원 수주로 이달 들어서만 8%(4300원) 가까이 상승했다.

■미국, 유럽 등 5G통신장비 점유율 확대
삼성전자가 이번 미국 최대 통신업체인 버라이존과 계약한 8조원은 세계 상반기 반도체 매출 순위 8위인 미국 엔비디아 매출 65억달러(약 7조8000억원)보다 많은 금액이다. 하지만 단순히 8조원이라는 금액을 넘어 향후 5G 통신장비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쥐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미국의 제재로 중국 화웨이가 사실상 5G 통신 시장에서 배제된 상황에서 향후 미국 이외에도 유럽 등 여러 국가의 통신업체들로부터 5G 통신장비 점유율 확대의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이통3사와 버라이즌 이외에도 미국 2, 3, 5위 업체인 AT&T, 스프린트, US셀룰러 등과도 계약을 맺었고 일본 2위 통신업체 KDDI, 캐나다 비디오트론, 텔러스, 뉴질랜드 최대통신업체 스파크 등과도 5G 통신장비 계약을 맺었다. 프랑스 최대 통신사인 오렌지와 인도 최대 통신업체인 릴라이언스 지오 등과도 계약 체결이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이번 계약은 5년 계약이라 연평균 수주금액은 1조5800억원 수준이지만 버라이존의 5G 통신망 구축 계획과 기존 4G 중심의 인프라 전환속도 등에 따라 공급계약 기간은 단축될 것”이라며 “내년부터 매출이 반영되면 통신장비 부문 매출액은 5~6조원 수준으로 추정돼 지난해 최대 매출 4조8000억원을 상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특히 통신장비 케펙스(시설 투자) 특성상 향후 1~2년 내에 집중 투자되고, 그 이후로는 유지, 보수로 매출이 발생돼 향후 2년간 연간 약 20~25억달러 수준의 추가 매출도 기대할 수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신장비 부문의 매출은 기존 대비 60~70% 이상 증가하고 여기에 매출 증가에 따른 마진 개선 효과를 약 4~5%포인트로 보면 잠재적 이익 증가 규모는 5000~6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이는 지난 12개월 누적 영업이익 29조5000억원 대비 1.7~2.0%를 차지하는 수준이라 전일 주가가 1.6% 상승한 것은 이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업익 10조, 기대감 커져
3·4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길 것이라는 기대감도 주가 상승에 기여했다. 증권사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영업이익 9조1000억원 수준이지만 하나금융투자, DB금융투자, KB증권 등 일부 증권사에서 스마트폰과 TV, 가전 등 세트 사업 판매호조로 10조원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3·4분기 매출액 62조9000억원, 영업이익 10조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5%, 23.5% 상승해 시장기대치를 상회할 전망”이라며 “하반기 경제 재개에 따른 중저가 스마트폰 7900만대와 TV, 가전의 판매 호조로 IM과 CE사업부의 영업이익이 3조2000억원, 1조원으로 기대치를 뛰어넘는 가운데 서버 수요 둔화에 따른 우려했던 반도체 부분 실적도 화웨이향 재고 축적 수요 증가 등의 영향으로 선방할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진단키트, 백신 등 코로나 테마주가 변동이 심해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면서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사들인 것도 주효했다. 이날은 개인이 4278억5500만원을 순매도했지만 전날 506억3400만원, 지난 4일 2449억7800만원을 순매수했다. 지난달 31일에는 하루만에 553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둔화 여파로 증시가 급락하던 지난 3월11일(6759억원 순매수) 이후 하루 최대 순매수 기록이다.

■보험업법 개정안 통과 변수
보험업법 개정안 통과는 변수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과 이용우 의원 등은 지난 6월 보험사의 계열사 주식 취득 한도를 시장 가격으로 재산정하는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안을 추진 중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보험업법 통과로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팔게 되면 배당이 늘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확대되고 이에 지분가치가 재평가 되면서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할 경우 지배구조 개편 등의 영향이 있을 수 있어 추가적인 주가 상승에 힘을 얻지 못한다는 평가다.


이승우 연구원은 “21대 정기국회의 막이 열리면서, 보험업범 개정안 통과 여부에 따른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 오버행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다만 삼성전자의 펀더멘털이 보여주는 저력은 흔들림이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