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테슬라 폭식한 개미들, 5일만에 1조1000억원 손실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09 11:57

수정 2020.09.09 13:42

테슬라 폭식한 개미들, 5일만에 1조1000억원 손실

[파이낸셜뉴스]해외주식 열풍으로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쓸어 담은 테슬라가 사상 최대폭의 하락을 기록하면서 국내 서학 개미들도 5거래일만에 1조원이 넘는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지난주 S&P 500 지수 편입이 좌절된 데 따른 실망감으로 21% 폭락하며 330.21달러(39만3148원)에 마감했다. 이는 나스닥종합지수의 하락율(4.1%)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상장 이후 최대 낙폭이다.

최근 대형기술주 중심으로 미국 증시가 하락하면서 이곳에 투자한 국내 개인투자자들 역시 손해가 커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주식은 테슬라로 38억7857만1448달러(4조 6151억1216만원) 수준이다. 이날 주가가 빠지자 개인투자자들 역시 160만1409달러(19억567만원)를 매도했다.
반면 53만6390달러(6억3830만원)를 매수해 순매도는 106만5019달러(12억6737만원)을 기록했다.

최근 테슬라는 이달 들어 5거래일 동안 34% 가량 빠졌다. 주가가 하락하기 직전인 지난달 28일 기준 테슬라 시가 총액은 4124억9300만달러(490조9491억원) 수준이었다. 테슬라는 주식 1주를 5주로 쪼개는 주식 분할을 결정하면서 이달 1일부터 서서히 조정 가격에 거래가 개시됐다.

결국 이날 현재 시총은 3076억9300달러(366조1541억원)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열흘 만에 1048억달러(124조7329억원)가 증발했다. 주가가 빠지기 전인 지난 28일 기준 국내투자자들이 보유한 테슬라 주식은 36억7140만달러(약 4조3432억원)였다. 이는 테슬라 시가총액의 0.89%에 해당하는 규모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이달 들어 증발한 1048억달러의 0.89%인 9억3200만달러(1조1088억원)가 국내 투자자들의 손실금액이다. 일부 주식 보유 현황이 변동이 있지만 지난달 말 기준 테슬라 주식을 보유한 개인투자자들은 총 1조원이 넘는 금액을 손해를 본 것이다.

테슬라 폭식한 개미들, 5일만에 1조1000억원 손실
다만 올해 초 주식을 산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238.74%의 수익을 거둔 상황이라 아직은 여유가 있는 형편이다. 올 1월 테슬라 주가는 430.26달러(51만원) 수준이었다. 5분의 1로 분할하기 전 기준으로 이날 테슬라 종가를 계산하면 1651달러(196만5680원) 수준으로 계산하면 주당 1200달러(142만원)가 오른 것이다.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사들은 테슬라의 순매수액은 4억711만달러(5588억원)이다. 지난 7월 이후 국내 투자자들의 주식 순매수세는 강해졌다. 7~8월 15억6424만달러(1조8594억원)를 순매수했고 이달 들어서도 4억8905만달러(5813억원)를 기록하며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7월의 경우 중순 이후부터 테슬라 주가는 1500달러(178만원)를 기록해 그 당시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들은 이번 하락으로 수익률이 크게 줄어들었다. 8월 중순 이후부터는 1800달러(214만원)를 넘기 시작해 이 이후 매수한 투자자들은 오히려 주당 200달러(23만8100원) 이상 손해를 보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날 테슬라 주가가 빠지면서 향후 개인투자자들의 테슬라 주식 매수세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기존의 주식을 보유했던 투자자들 역시 올초 기준으로 200% 넘는 수익을 올린 상황이라 차익 실현을 고민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미국 증시 역시 대형기술주 중심으로 하락 폭을 늘리고 있다.
애플 역시 이날 신제품 공개 일정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6.7% 떨어지면서 최근 5일간 15% 정도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5.4%), 아마존(-4.4%), 페이스북(-4.1%), 구글 모회사 알파벳(-3.7%) 등 나머지 대형 기술주들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테슬라는 증자와 주요 주주의 지분 매각으로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S&P500 지수 편입에 실패한 이후 낙폭 확대됐다”면서 “소프트뱅크의 일부 대형 기술주 중심의 주식 옵션 매입으로 펀더맨탈과 관련 없이 주가가 급등했다는 점이 알려지며 서둘러 매도 하려는 투자자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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