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백신 차질·증시 급락·캠프 자금난… 트럼프 대선가도 험난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09 18:01

수정 2020.09.10 10:21

바이든 후보보다 모금액 적어
선거운동 사재 1억弗 투입 검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노스케롤라이나주 윈스턴-세일럼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 직전에 접종을 추진했던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에서 부작용이 발견돼 개발 중단됐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노스케롤라이나주 윈스턴-세일럼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 직전에 접종을 추진했던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에서 부작용이 발견돼 개발 중단됐다. AP뉴시스
재선에 사활을 걸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잇따라 악재가 겹치고 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불과 두 달 앞둔 상황에서 반전 카드로 내걸었던 '대선 전 코로나19 백신' 접종 전략이 실패 위기에 몰렸다.
그동안 치적으로 삼아온 경제활성화의 지표인 주식시장도 급락세가 심상치 않다. 트럼프 캠프가 자금난에 직면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를 위해 개인 재산까지 투입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코로나 백신·경제활성화 '흔들'


8일(현지시간)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는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했다며 임상 3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긴급승인을 고려하던 백신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에 10억달러(한화 1조원대) 이상을 투자, 백신 개발 성공 시 내년까지 3억명 분량의 백신을 공급받기로 돼 있었다. 이에 따라 이번 백신 개발 실패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전 코로나19 백신 접종 돌입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신과 치료제 확보가 유권자 표심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11월 대선 이전에 발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속도를 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발표에서도 10월에 백신 개발이 가능하다고 주장했었다.

하늘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미국 증시도 이날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최근 급락세가 심상찮다는 분석이다. 주식시장의 활황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걸던 대표적인 경제 치적이다.

지난 2일 사상 최초로 1만2000선을 돌파한 나스닥은 다음날인 3일 4.96% 폭락하고, 4일에도 장중 5% 이상 폭락 후 종가 기준으로 1.27% 하락 마감했다.

CNBC에 따르면 나스닥은 최근 3거래일 동안 10% 가량 급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선언하는 등 미·중 무역갈등 재점화 우려가 커지면서 경기불안감은 더 커졌다.

미국 내 경제활성화를 위한 추가 부양책도 여야간 갈등으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 상원을 장악한 공화당 조차 규모를 이전에 제안한 수준의 절반으로 대폭 축소한 '말라깽이' 추가부양책 방안을 제시했다. 이번주 상원에서 표결을 통해 이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미 공화당 상원은 이날 이전보다 규모가 크게 축소된 코로나19 추가 부양책을 상원에 제출했다. 이르면 이번주 표결할 예정이다.

앞서 3조달러 추가부양책을 통과시킨 하원 민주당은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며 상원에서 표결되더라도 하원 표결에서 이를 부결시킬 것임을 다짐하고 있어 양측간 대결구도만 심화하게 생겼다.

선거운동에 사재 1억달러 쓰나


트럼프 대통령은 캠프 선거 자금 부족으로 선거운동에 개인 재산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를 꺾기 위해 필요하다면 선거운동에 1억달러(약 1190억원) 규모의 자비를 쓰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8일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는 개인적으로 6600만 달러를 내놨지만, 현직 미국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개인 재산을 내놓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캠프의 막대한 지출을 살피면서 개인자금을 써야 할지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고 한다.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재선 캠프는 작년 이후 7월까지 8억달러 이상을 지출했다. 바이든 후보 측은 같은 기간 약 4억달러를 쓰는 데 그쳤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트럼프 재선 캠프가 자금난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지난 7월 새로 부임한 트럼프 선거대책본부장 빌 스테피언은 비용 절감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바이든 후보 측보다 모금액도 적은 상황이다.


바이든 후보와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지난달 3억6500만 달러를 모으면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08년 세웠던 한 달 모금 최고 기록인 1억9300만 달러를 뛰어넘었다. 트럼프 캠프 측은 아직 8월 모금 실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를 방문하기 위해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직전 "선거운동에 사비를 쓸 것"이냐는 기자 질문에 "필요하서 많은 돈을 내놓은 것처럼, 내가 해야만 한다면 그러겠다"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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