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협정을 파괴하려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도발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면서 영국 안팎의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U 뿐만 아니라 집권 보수당 인사들과 전 총리들까지 한 목소리로 존슨 총리의 무모함을 규탄했다.
영국 가디언지는 13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상당수의 보수당 의원들이 14일 열리는 국내 시장법 2차 독회 표결에서 무더기 기권표를 던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하원은 법안을 처리할 때 1~2회 독회 및 표결 과정을 거친 뒤 위원회 심의와 최종 3차 독회 표결을 진행한다. 가디언은 기권에 나선 보수당 의원들 가운데 최소 30명은 이번 정부 초안이 아니라 다음주 나올 개정안을 지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말 브렉시트 이행기간 종료와 함께 EU 공동시장에서 분리되는 영국은 이달까지 EU와 미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문제를 논의했으나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FTA 없이 EU와 결별(노딜·No deal) 브렉시트를 주장해 온 존슨 총리는 지난 9일 지난해 브렉시트 협정을 무력화하는 국내시장법 초안을 공개했다. 초안에 따르면 영국은 이행기간 종료 이후에도 EU 공동시장에 남아있는 북아일랜드 지역에 영국 무역 규정을 적용하고 필요시 EU 규정을 거부할 수 있게 된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13일 미홀 마틴 아일랜드 총리와 통화 이후 트위터에다 "브렉시트 협정은 완전히 이행되어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영국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 영국의 국제적 신뢰도가 위태롭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보수당 전 총리 존 메이어와 노동당 전 총리 토니 블레어는 공동 성명을 내고 "국내 시장법은 EU와 협상을 어렵게 만들 것이며 미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와 무역 협상 역시 힘들어 질 것이다"고 경고했다.
다만 가디언은 보수당 의석 수가 노동당보다 80석이나 많은 만큼 기권표가 나오더라도 법안 처리 자체는 계속 진행된다고 예측했다. 이번 법안의 위원회 심의 절차는 15~16일 진행될 예정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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