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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 강제노동 中업체 거래중단...나이키 등 확산되나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16 09:48

수정 2020.09.16 09:48

- 美 신장 면화 등 수입금지 이후 하루만에 내린 조치
- 시민단체 "나이키, 아디다스, 자라 등 사용 중단" 촉구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캡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캡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스웨덴의 글로벌 의류기업 H&M이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강제노동 의혹과 관련된 중국 업체와 관계를 끊기로 했다. 미국의 중국 신장산 면화 수입 금지 이후 하루 만에 내린 조치다. 나이키 등 다른 세계 유명브랜드도 동참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H&M은 1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신장 지역의 어떤 의류 공장과도 협력하지 않으며 신장에서 만들어진 면화도 공급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보 관련 싱크탱크인 호주 전략 정책연구소(ASPI)는 지난 3월 보고서에서 H&M이 중국 안후이성 염색실 생산 공장 화푸와 관계를 통해 신장의 강제노동 수혜를 입은 기업 중 한 곳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H&M은 안후이 공장이나 신장의 화푸 사업체와 관계가 없다면서도 강제 노동에 대한 혐의가 명확해질 때까지 향후 12개월 동안 중국 공장과 관계를 단계적으로 끊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중국에 있는 자사의 모든 의류 제조공장에서 강제 노동과 관련한 고용이 있는지 여부도 확인하기로 했다.

미국 노동총연맹과 위구르족 인권단체가 H&M과 나이키, 아디다스, 라코스테, 자라 등 유명 브랜드가 신장 지역에서 생산된 면제품을 쓰고 있다면서 사용 중단을 요구 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거래를 끊는 조치가 다른 기업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미국 국토안보부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신장 지역 5개 특정 제조업체에서 생산되는 면화, 의류, 헤어제품, 전자제품 등에 대해 유통보류명령(WRO)을 내렸다. WRO는 문제된 제품을 중국 측이 수출하거나 미국 업체들이 수입하는 것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이 해당 제품을 ‘강제 노동의 산물’로 판단하는 경우 재수출하거나 폐기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비판을 감수하고 거래를 계속하더라도 CBP의 판단에 따라 미국 등 서방국가에서 제품 유통 자체가 자단될 수 있다.

다만 자칫 이 같은 움직임이 14억 인구를 가진 세계 최대 내수시장 중국의 소비자들을 자극할 수도 있다는 점은 각 글로벌 의류 기업들이 고려할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정부도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앞으로 중국 기업의 합법적인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경고한 상태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지난해 10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신장 지역은 중국 내 면화 80% 이상을 생산하는 최대 핵심지역이라고 밝혔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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