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스가, 한·일관계 개선 의지 여전히 불투명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17 17:52

수정 2020.09.17 17:52

취임 첫 회견서 한국 언급 안해
"미·중·러와 안정적 관계 쌓고
北 납치문제 해결에 전력"
스가 요시히데 일본 신임 총리(오른쪽)가 17일 도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임시국회 개회식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그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축전에도 불구하고 이날까지 한국과 관련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전임 아베 신조 내각에서 유임된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17일 스가 내각 첫 내각회의를 마친 뒤 한일관계 냉각의 핵심이 강제징용 문제라며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는 쪽이 한국이라는 것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로이터뉴스1
스가 요시히데 일본 신임 총리(오른쪽)가 17일 도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임시국회 개회식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그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축전에도 불구하고 이날까지 한국과 관련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전임 아베 신조 내각에서 유임된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17일 스가 내각 첫 내각회의를 마친 뒤 한일관계 냉각의 핵심이 강제징용 문제라며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는 쪽이 한국이라는 것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로이터뉴스1
【도쿄=조은효 특파원】스가 요시히데 신임 일본 총리가 취임 첫 날 기자회견에서 외교 문제와 관련, '미국, 중국, 러시아'에 북한까지 언급했지만 한국만 뺀 이유에 관심이 모아진다. 당일 문재인 대통령이 "한·일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내용의 취임 축전을 보낸 것이 무색하게, 새 일본 총리에게 가까운 이웃나라에 대한 고려가 없었던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에 새 정권이 들어섰지만 관계개선의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스가 총리는 지난 16일 밤 생중계 된 기자회견에서 "미·일 동맹을 (외교의)축으로 하겠다"며 "중국, 러시아를 포함한 가까운 이웃 여러 나라와 안정적인 관계를 쌓고 싶다"고 밝혔다. 북한에 대해서는 비중있게 발언했다.

그는 "북한에 의한 납치문제를 정권의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전후 외교의 총결산을 목표로 하고, 특히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전임자인 아베 총리와 가까워진 것도 납치 문제가 계기가 됐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반면 한국은 아예 언급조차 없었다.

일본 현지의 전문가들은 대체로 일본 외교에서 대한(對韓) 외교의 비중과 위치를 나타내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는 "한국 문재인 정부에서 대일 외교의 비중이 낮아졌듯이, 일본 외교에서도 한국 비중이 매우 낮아졌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정진 쓰다주쿠대 교수 역시 "일본 외교에서 한국의 위치를 보여준 것"이라며 "징용 문제에 있어서 일본은 한국이 액션(해결방안)을 취하지 않는다면 자신들로서는 특별히 취할 게 없다는 것을 상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일 관계가 일본 외교의 우선순위에 놓여있지 않다는 점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스가 총리는 아베 내각의 '입' 노릇을 하는 관방장관으로 그간 한국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2018년 10월)이 국가간 조약이 국제법임을 들어, 국제법(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위반이라는 논리를 펼쳐왔다. 그 스스로 국제법 위반 프레임을 씌웠기 때문에 이를 허물기 쉽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일본 징용 기업의 한국 내 자산 매각(현금화)가능성에 대해서는 모든 보복조치를 고려하고 있음을 강조해 왔다. 이로 인해 스가 총리가 먼저 한국을 향해 관계 개선의 제스쳐를 취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스가 총리 주변에 한국을 잘 아는 인사들이 많지 않다는 점, 미국이 한·미·일 결속에 대한 구체적 압박과 역할 분담 요구가 있지 않는 한 한·일 관계 개선에 적극 뛰어들 요인이 약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오쿠조노 히데키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는 "한국에 대해 언급하게 되면 양국 관계에 대해 마이너스가 되는 얘기를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굳이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사태를 관망하겠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오쿠조노 교수는 "재임 기반이 만들어진 다음에야 '스가 색채'가 나올 것"이라며, "그 때까지는 한·일 관계에 있어서도 아베 노선을 계승하는 형태를 띠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