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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관광공사 사장 내정설로 ‘미래전략위’ 또 사조직 논란

좌승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18 15:01

수정 2020.09.18 17:00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관광위 안창남‧문경운 의원 잇단 의혹 제기
원희룡 지사 측근 챙기기용 관광기구 지적…‘옥상옥’ 조직 해체 촉구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위원장 안창남)는 18일 상임위 회의실에서 제387회 임시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제2차 회의를 개최한 가운데 제주도 관광국, 제주관광공사,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제주컨벤션뷰로, 제주도관광협회에 대한 주요 업무보고를 받았다. [제주도의회]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위원장 안창남)는 18일 상임위 회의실에서 제387회 임시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제2차 회의를 개최한 가운데 제주도 관광국, 제주관광공사,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제주컨벤션뷰로, 제주도관광협회에 대한 주요 업무보고를 받았다. [제주도의회]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도가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언택트(Untact) 관광시장 선점을 위해 미래전략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원희룡 제주지사 측근 챙기기용 조직이라는 비판이 제주도의회에서 제기됐다. 특히 지난 7월 출범한 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이 두 달 만에 차기 제주관광공사 사장으로 낙점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위원장 안창남)는 18일 오전 제387회 임시회에서 관광국과 제주관광공사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의원들은 이날 제주관광 미래전략위원회의 역할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더욱이 위원회나 정책고문단은 공개 모집 절차 없이 전원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에서 추천 형식으로 선정됐다. 위원장은 박홍배 제주관광공사 사장과 고은숙 제일기획 자문위원이 공동위원장을 맡았으며, 제주도와 제주연구원·제주국제컨벤션센터·제주더큰내일센터 등 유관기관 관계자 7명이 당연직 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이어 관광, 마케팅, IT·디지털, 글로벌, 문화, 스타트업·벤처 분야에서 관광위촉직 12명, 실무를 맡은 간사단 6명 등 27명으로 구성됐다. 특히 위원 명단에 원 지사의 측근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구성 초기부터 논란이 제기됐다.

문경운 제주도의회 의원
문경운 제주도의회 의원

이에 대해 문경운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조례상 제주도 관광국의 최상위 법정위원회인 관광진흥협의회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미래전략위원회를 구성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제주도가 미래전략위 예산을 당초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2배 증액하자,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문 의원은 "미래전략위원회에 정책고문을 따로 두고 미래전략위에서 과제를 발굴하면, 정책고문으로부터 조언을 받도록 하고 있다. 예산 1억원을 책정해 정책고문에게 50만원씩 수당을 주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영세한 업체나 특수고용직인 관광가이드들에게 50만원씩만 보조해줘도 200명에게 지급할 수 있는 액수"라고 강조했다.

문 의원은 "정책고문 위촉을 원희룡 지사가 했는데, 선거를 대비한 사조직 아니냐"며 "미래전략위원회를 당장 해체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안창남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장
안창남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장

안창남 위원장(무소속, 제주시 삼양·봉개동)은 "미래전략위원회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제주관광의 미래전략을 설계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안 위원장은 "미래전략위원회에 고문을 두는 것은 조례에 근거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코로나19라는 위중한 상황에서 관광진흥협의회를 통해 관광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래전략위원회의 정책고문 구성을 보면, 관광 전문가는 달랑 1명에 불구하고 나머지는 국제협력, 의료, 홍보, 환경 분야 등 관광과 관련이 없다“면서 “위원회 구성 역시 관광 전문가는 2명이고, 나머지는 모두 다른 분야의 전문가”라고 꼬집었다.

안 위원장은 특히 위원회 구성의 순수성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안 위원장은 "정책고문에 포함된 김상협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글로벌전략연구소 지속발전센터장이 제주발전연구원장에 임명됐고, 또 미래전략위원회 공동위원장이 제주관광공사 사장으로 내정된 상태"라며 "이를 순수하게 받아들일 도민들이 있을지 궁금하다"고 추궁했다.

답변에 나선 김재웅 도 관광국장은 미래전략위에 대해 "코로나19 사태가 재난 준하는 사태로 제주관광에 대한 미래를 설계하고, 혁신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 전문가를 모셔서 만들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래전략위원회에는 관광전문가만이 아니고 다양한 전문가들이 합류해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제주관광사장 공모는 8월20일부터 지난 4일까지 진행된 가운데 총 6명(도내 2명, 도외 4명)이 지원했다.
이어 지난 15일 임원추천위원회를 통해 올라온 2명 중 미래전략위 공동위원장이 사장 예정자로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사장의 임기는 3년이며, 1년 단위로 연임 가능하다.
현재 제4대 박홍배 사장의 임기는 내달 12일자로 종료된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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