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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시진핑, 유엔연설에서 극한 대립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23 02:51

수정 2020.09.23 02:51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전 녹화한 유엔총회 연설 화면. 트럼프는 22일(현지시간) 방영된 사전녹화된 유엔총회 연설에서 중국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전 녹화한 유엔총회 연설 화면. 트럼프는 22일(현지시간) 방영된 사전녹화된 유엔총회 연설에서 중국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2일(이하 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날카롭게 맞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후위기, 인권, 국제협력 등 이슈에서 극심한 대립을 보여줬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특히 시주석은 사전녹화된 내용과 극히 다른 입장을 보여 트럼프 대통령 집권 3년 간 미중 간에 갈등의 골이 그만큼 깊어졌음을 나타냈다.

트럼프는 코로나19에 대한 중국 책임론을 다시 들고 나왔다.
그는 중국발 코로나19로 인해 세계가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유엔이 중국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공격을 예상한 시진핑은 코로나19는 모두가 당면한 과제일 뿐이라면서 이에 대한 중국의 과학적, 보편적, 그리고 책임에 관해 설명했다.

시진핑은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거나, (누군가를) 낙인 찍는데 활용하려는 어떤 시도도 마땅히 거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중국을 환경파괴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 환경을 악화시키는 주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파리 기후협약 탈퇴 이후 더 많은 공해를 줄여 환경에 더 크게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시진핑은 이에 대해 중국은 배출가스를 줄이고, 지구온난화 위협을 막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시진핑은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중국의 글로벌 야심은 모두에게 득이 된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중국이 "그 어떤 나라와도 냉전이나 실제 전쟁을 치르려는 의도가 없다"고 강조했다.

유엔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입장은 트럼프 취임 이후 점점 벌어지고 있다.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고, 세계보건기구(WHO)·유엔인권이사회(UNHRC) 등 트럼프가 유엔 기구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 가운데 중국은 유엔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이제 세계 2위의 유엔 자금 지원국이 됐고 지난 수년간 유엔 주요 기구 수장 자리도 꿰찼다.

트럼프는 이날도 유엔을 성토했다.

그는 "유엔이 효율적인 조직이 되려면 세계가 맞닥뜨린 실질적인 문제들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해 유엔이 강조하는 기후위기 대응은 불필요하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트럼프는 대신 유엔이 다른 '실질적인' 문제들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여기에는 테러리즘, 여성들에 대한 억압, 강제 노동, 마약 거래, 인신매매(와 이를 매개로 한) 성 불법매매, 종교적 학대, 또 종교적 소수사 인종 청소 등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번영은 전세계 자유와 안보의 기반"이라고 주장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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