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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세 여전사' 멜 리드, 숍라이트 클래식 우승..LPGA투어 생애 첫승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05 14:37

수정 2020.10.05 14:42

5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갤러웨이의 시뷰 호텔 앤 골프클럽 베이 코스에서 막을 내린 LPGA투어 숍라이트 클래식에서 데뷔 이후 첫 우승을 거둔 멜 리드. /사진=AP뉴시스
5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갤러웨이의 시뷰 호텔 앤 골프클럽 베이 코스에서 막을 내린 LPGA투어 숍라이트 클래식에서 데뷔 이후 첫 우승을 거둔 멜 리드. /사진=AP뉴시스
"황홀한 순간이다." 5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숍라이트 클래식(총상금 130만달러)에서 감격의 생애 첫 우승을 거둔 멜 리드(영국)의 소감이다. 리드는 미국 뉴저지주 갤러웨이의 시뷰 호텔 앤 골프클럽 베이 코스(파71)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4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19언더파 265타를 기록한 리드는 2위 제니퍼 컵초(미국)을 2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우뚝 섰다.

리드는 2016년에 퀄리파잉스쿨에 응시해 2017년 LPGA투어에 데뷔했다. LPGA투어 퀄리파잉스쿨 응시 당시 그의 나이는 30세였다.
유럽여자프로골프(LET)투어에서 9년간 활동하면서 5승을 따낸 그가 LPGA투어에 도전한 것은 '현실 안주'가 싫어서였다. 리드는 2012년에 큰 슬픔을 당했다. 독일에서 열린 대회에 딸의 경기를 보러 오던 어머니가 자동차 사고로 세상을 떠난 것. 리드는 그 이후 한동안 방황했다.

새로운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그가 택한 것이 LPGA투어 도전이었다. 루키 시즌인 2017년 한 차례 '톱10' 입상 없이 상금랭킹 94위로 시즌을 마쳤다. 이듬해 상금랭킹 109위까지 밀린 그는 퀄리파잉스쿨을 다시 거쳐야 했다. 작년에는 메이저대회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공동 3위에 입상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상금 순위 61위로 시즌을 마감해 간신히 시드를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일정이 단축된 올 시즌에는 달랐다. ANA 인스피레이션 공동 7위, 포틀랜드 클래식 공동 5위 등 두 차례 '톱10'에 입상하면서 우승에 한 발 성큼 다가선 뒤 기어이 생애 첫 승의 개가를 올렸다.

33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 젊은 선수들을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리드는 "나는 늘 투사였고, 역경과 싸웠다. 이번 우승으로 큰 위안을 받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미국으로 무대를 옮기면서 많은 걸 희생했다. 익숙하고 편한 고향을 떠났고, 가족과 친구들과 헤어졌다. 이제 그 보상을 받은 것 같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읽은 '악플'이 압박감을 이겨낸 원동력이 됐다고 했다. 리드는 "내가 (최종 라운드)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한 댓글을 어젯밤에 읽었다"면서 "그걸 읽고 나는 투지가 생겼다. 그 댓글을 읽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어떤 인생이 주어졌든 스스로 하기에 달렸다"면서 "나는 더 많은 것을 이뤄낼 수 있다고 믿는다"는 울림 큰 메시지를 남겼다.

한편 이번 대회서 '코리안 시스터스'는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김세영(27·미래에셋)이 3타를 줄여 공동 18위(최종합계 8언더파 276타)의 성적표를 받아 쥐었다.
박성현(27·솔레어)은 마지막날 5언더파 66타를 쳐 공동 27위(최종합계 6언더파 278타)로 대회를 마쳤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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