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김정은, 美엔 핵 미사일 무력시위...남한엔 교류 호소 두얼굴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11 18:45

수정 2020.10.11 18:45

3중고 고난 속에 北주민 폭발 직전 의미 "고맙다" 발언
이미 '80일 전투' 선언한 北 한동안 내치로
전략무기 공개하면서도 대외메시지 없어
대남 유화메시지..통일부 "남북협력 기대"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북한 조선중앙TV가 10일 오후 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을 방송하는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설 도중 울먹이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TV 캡처) 2020.10.10.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북한 조선중앙TV가 10일 오후 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을 방송하는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설 도중 울먹이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TV 캡처) 2020.10.10.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새벽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미국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신형 핵미사일 공개로 무력 시위를 벌이고, 한편에선 우리 정부를 향해 "북과 남이 두 손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 이중 태도를 보여 주목을 끌었다.

북한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북미 협상 재개 문제를 놓고는 미국 대선 이후 변화할 연말연초의 국제정세 추이를 일단 지켜보면서 당분간은 남북관계 관리와 내부 경제 복구에 매진하겠다는 메시지도 나왔다. 미국 등을 겨냥한 강경 메시지는 나오지 않았지만 신형 전략무기 공개로 북미간 긴장관계는 오히려 불씨가 커질 전망이다.

■내부 민심 다독이기 나선 김정은, 일단은 '내치' 방점
김 위원장은 열병식에서 우선 북한 내부 민심 다독이기에 주력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 이 행성에 장기적 제재에 모든 것이 부족한데도 악성 비루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도, 재해복구도 해야 하는 난관에 직면한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라면서 "한 명의 바이러스 피해자 없이 모두가 건강해질 수 있어서 정말 고맙고 이는 인민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방역과 재해 복구에 앞장선 북한 주민들에 감사하면서는 울먹이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만큼 대북 제재와 코로나 감염증, 여름 수해 피해 등으로 내부 불만이 팽배하고 이를 극복하는게 북한의 최대 과제로 떠오른 걸로 보인다.

대내외적 난국 속에서 오는 11월 미 대선 등 '빅 이벤트' 이후 변화를 기다리고, 내년 1월 8차 당대회에서 국가와 당의 새로운 경제·군사 노선을 정하려면 현 시점에서는 내부적 단결과 경제난 극복이 선결 과제기 때문이다. 8차 당대회까지 '80일 전투'를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북한 조선중앙TV가 10일 오후 방송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공개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TV 캡처) 2020.10.10.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북한 조선중앙TV가 10일 오후 방송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공개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TV 캡처) 2020.10.10.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전략무기 공개...南에는 유화책

북한은 이번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이동식발사대(TEL),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군사력은 누구도 넘보지 못할 만큼 발전하고 변했다"면서도 "누구를 겨냥해서 전쟁 억제력을 키우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향후 미국과의 대화를 고려해 협상력을 극대화하는 한편 미국이 적대정책을 고수하고 대북제재를 풀어주는데 나서지 않는다면 북한이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경고한 것으로 보인다.

남쪽에 대해선 "사랑하는 남녘동포들"이라는 표현을 쓰며 "하루 빨리 북과 남이 두 손을 마주잡는 날이 오기를 기원한다"고 코로나19 극복 이후 남북관계 개선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에 통일부는 북한의 대남 유화메시지에 반색하며 "인도·보건의료 분야에서부터 상호 협력이 재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의 핵 역량 강화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김정은이 '고맙다'는 말을 한 것은 별달리 할 말이 없고, 정책실패도 인정한 것으로 북한 내부가 그만큼 힘들다는 뜻"이라고 분석하면서 "북한은 ICBM을 그대로 발사할 수 있는 차량과 확장된 미사일 몸체와 탄두 부분을 공개, 미국을 향한 발사 시간 단축과 워싱턴과 뉴욕을 동시에 핵 타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음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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