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시행
고위험시설 영업시작 "숨통 트였다"
시장·번화가 침착한 분위기 속 기대감
[파이낸셜뉴스] "영업 못한 기간이 너무 길었습니다. 폐업해야 하나 걱정이 많았는데 이제라도 가능해져 다행이에요" <서울 목동 노래방 사장 김모씨>
고위험시설 영업시작 "숨통 트였다"
시장·번화가 침착한 분위기 속 기대감
"동창회를 계속 미뤘는데 이번에 한번 모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OO고등학교 동창회 관계자>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면서 침체기를 겪어온 자영업자들의 얼굴에 간만에 화색이 돌았다. 노래방과 뷔페 등 영업이 중단됐던 고위험시설이 일찍부터 영업을 준비했고 일부 음식점은 전보다 많은 재료를 주문하기도 했다. 완화 첫날부터 손님이 크게 늘지는 않았지만 도심 음식점과 재래시장 상인들도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죽을 것 같았는데 숨통이 트입니다"
12일 서울과 경기도 전역의 코인노래방이 영업을 재개했다.
이 기간 임대료 등 고정비는 정상 지급돼 상당수 노래방이 폐업 기로에 섰다. 재난지원금과 방역지원금은 합쳐도 한 달 임대료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날 만난 노래방 점주들은 남다른 감회를 드러냈다.
서울 화곡동에서 코인노래방을 운영하는 점주 김모씨(41)는 “평생 처음으로 자전거를 타고 배달일까지 뛰면서 악으로 버텼다”며 “임대료랑 대출이자랑 매달 나가는 걸 보면서 다 그만두고 싶었지만 애들 얼굴을 떠올리며 참았는데 (영업을 할 수 있게 돼) 정말 죽었다 살아난 기분”이라고 털어놨다.
보습학원 강사로 출강하는 박모씨(37)도 오랜만에 출근 준비를 했다. 300인 이상 대형 학원이 이날부터 강의를 시작하며 박씨도 수업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박씨는 “온라인 강의는 유명강사한테 쏠림이 심해서 수입이 많이 줄었다”며 “과외를 하면서 근근이 버텼는데 다시 강의를 나갈 수 있게 돼서 새로 취업한 기분”이라고 전했다.
■"더 많이 준비해도 되겠죠?"
영업을 재개한 뷔페에도 직장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서울 여의도 계절밥상 IFC몰점을 찾은 직장인 한모씨는 "오늘부터 뷔페를 이용할 수 있다고 들어서 왔다"며 "아직은 예전보다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다"고 했다.
CJ푸드빌은 계절밥상 여의도 매장을 비롯해 빕스 등 수도권 지역 40여개 매장의 뷔페 영업을 재개했다.
이랜드그룹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는 이랜드이츠는 13일부터 애슐리와 자연별곡 등 수도권 지역 매장의 운영을 재개할 방침이다. 신세계푸드의 한식 뷔페 올반과 해산물 뷔페 보노보노는 오는 15일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매장에 수도권에 몰려있는데 정상적인 영업을 할 수 없어 너무 힘들었다"면서 "다시 영업을 할 수 있어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시내 재래시장에도 활기가 돌았다. 상인들은 손님이 평소보다 크게 늘진 않았다면서도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남부시장에서 떡가게를 운영하는 염모씨(50)는 “평소보다 사람이 조금 더 많이 왔기에 ‘어 조금 팔리네’라고 생각하기는 했었다”면서 “평소와 똑같은 양을 만들었는데 앞으로 (판매하는 양을) 조금 더 늘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복궁역 먹자골목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모씨(40대·여) 역시 “단골들이 그러는데 1단계 되면 회사들도 법인카드 (쓸 수 있는) 액수가 늘어나고 한다고 하더라”며 “전처럼 북적북적 해지고 하면 장사하는 입장에서도 기분이 좋지 않겠나”하고 기대했다.
각종 동호회와 소모임도 약속잡기에 바쁜 모습이다. 한 스타트업에서 유료 모임 운영자로 활동하는 김모씨(31)는 "그동안은 약속잡기 미안한 시기였는데 이번에 나라에서 1단계로 낮춰줘서 마음의 부담이 한층 줄었다"며 "우리같은 오프라인 모임 기반 업체들은 매출이 눈에 띄게 늘 것"이라고 반겼다.
pen@fnnews.com 김성호 조지민 기자 , 김지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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