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그거 알아? 김닥터 퇴근후에 웹소설 쓴대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19 16:35

수정 2020.10.1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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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시장 새로운 먹거리 웹소설
검사·기자 등 이미 작가로 활동
최근 영화 시나리오 작가까지 등판
카카오페이지 작품만 2만5000개
원천 IP로 '황금알 낳는 거위'
드라마 등 2차저작물로 영역 넓혀
누적매출 300억 넘는 작품도 등장
인식 제고·독자층 확대가 과제
카카오페이지 웹소설 '사내맞선'
카카오페이지 웹소설 '사내맞선'
네이버 웹소설 '하렘의 남자들'
네이버 웹소설 '하렘의 남자들'
최근 서장훈, 이수근이 진행하는 고민 상담 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웹소설 작가를 지망한다는 서울대 박사과정 재학생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13일엔 KT의 콘텐츠 전문 자회사 스토리위즈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인기 콘텐츠로 부상한 웹소설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해 1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웹소설이 콘텐츠 시장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웹소설은 웹툰이나 영화, 드라마에 비해 제작 속도가 빠르고 초기 투자 금액이 적어 황금알을 낳아줄 원천 IP(지적재산권)로 주목받고 있다.

시나리오 작가도 웹소설 시장 '유입'


지난 6월 영화 '히말라야'를 쓴 시나리오 작가 수오가 원전사고와 이를 은폐하려는 원전 마피아를 소재로 한 미스터리 웹소설 '블랙아웃'을 카카오페이지에 공개했다. 영화 '몽정기'의 원작자인 박채운 작가는 올 연말 트랜스미디어 웹소설 전문 플랫폼 '북씨네'를 통해 '몽정기-영화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서비스한다.


카카오페이지의 사내 독립기업인 노블코믹스의 전대진 판타지 팀장은 "수오 작가의 '블랫아웃'은 뛰어난 흡입력으로 웹소설의 다양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시나리오작가뿐 아니라 드라마, 웹툰, 동화, 게임 등 다른 콘텐츠 분야 글쓰기 작가들의 유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겸업 작가의 면면은 다양하다. 검사, 기자, 교사, 의사, 약사 등 다양한 직업군이 작가로 활동 중이다. '중증외상센터 골든아워'를 집필한 한산이가 작가처럼 의사인 자신의 전문 분야를 살려 의학드라마를 쓰기도 하나, 역시 의사인 '천잠비룡포'의 한백림 작가처럼 전혀 무관한 장르인 무협판타지를 쓰기도 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IP비즈니스 기반의 웹소설 활성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국내 웹소설 시장은 2013년 대비 18배 성장한 1800억원 규모로 조사됐다. 노블코믹스의 전대진 팀장은 "카카오페이지에서 활동하는 웹소설 작가는 약 1만여명, 작품은 약 2만5000종에 달한다"며 "작가는 매년 약 2000명씩, 작품은 약 5000종씩 증가 추세"라고 말했다.

매출 300억 웹소설 등장, 핵심은 IP 확장


큰 성공을 거둔 웹소설도 속속 등장했다. 지난 7월 국내외 누적매출액 300억원을 기록한 카카오페이지의 '나 혼자만 레벨업', 100억원을 넘긴 '닥터 최태수' '템빨'이 대표적이다. 2018년 tvN 드라마로 방영된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IP 확장에 성공한 사례다. 원작 웹소설과 웹툰은 누적 총합 800만명 이상이 열람했다. 이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는 150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스토리 엔터테인먼트'를 지향하는 카카오페이지는 올해부터 '글로벌 IP 유니버스 프로젝트'를 통해 IP 확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선다. 첫 주자로 낙점된 로맨틱 코미디 '사내맞선'은 국내외 누적 열람건수 3억2000만을 기록했다. 웹툰을 거쳐 드라마 제작이 추진 중인데, 카카오페이지가 인수한 제작사 크로스픽쳐스가 기획과 제작에 참여한다.

IP 확장은 장르간 시너지를 일으키며 콘텐츠의 가치를 높인다. 인기 웹소설 '전지적 독자 시점'은 5월 말 웹툰 연재가 시작되면서 원작이 다시 화제가 됐고, 웹툰 론칭 한 달 만에 웹소설 매출이 16억원 늘었다. 네이버웹툰의 박제연 리더는 "탄탄한 서사의 웹소설이 입체적인 웹툰으로 재탄생되면서 새로운 독자층의 유입과 그로 인한 매출이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재혼황후' '전지적 독자 시점' 등 동명 웹툰의 원작 웹소설은 네이버웹툰 글로벌 서비스를 통해 태국, 대만, 일본, 프랑스 등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독자 확대, 인식 제고 '풀어야할 숙제'


웹소설 시장이 성장세이지만 독자 확대와 인식 제고는 시장 확대를 위해 풀어야할 숙제다. 카카오페이지 전대진 팀장은 "독자 확대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이를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과 홍보 방안을 고민 중이며 카카오페이지의 강점인 새로운 장르 발굴, 2차 저작물로의 확대를 지속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늦어도 내년 초 선보일 채팅 형태의 웹소설 '카톡소설'도 독자 확대의 일환이다. Z세대를 겨냥할 카톡소설은 그들이 감상하기 쉬운 형태와 장르로 서비스될 예정이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부터 스타를 기용한 TV광고와 총상금 규모가 무려 15억원인 웹툰·웹소설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박제연 리더는 "지난해 배우 수애가 참여했던 '재혼 황후'는 누적 다운로드수 1억건을 기록했다"며 "올해 주지훈, 서예지가 참여한 '하렘의 남자들'은 캠페인 영상 공개 후 다운로드 건수가 270만건에서 1500만건으로 5배가량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청강문화산업대 이융희 교수는 웹소설 시장에 대해 "무엇보다 속도감 있게 창작되고 소비되는, 폭넓은 (독자들의)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문화시장"이라며 "웹소설 공모전 기간에 4000여 종의 작품이 올라올 정도로 다종, 다량의 작품이 창작 중이고, 작품 역시 꾸준히 성숙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하지만 "(웹소설이) 10년 역사에 불과해 웹소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제고될 필요가 있다"며 "(발전 방향을 위한) 정책 논의도 웹콘텐츠와 웹문화에 맞춰 이뤄져야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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