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은 1982년부터 1997년까지 대한레슬링협회장으로 재임하면서 한국 레슬링을 세계적 수준으로 이끌었다. 레슬링은 88서울올림픽에서 두 개의 금메달을 들어올려 한국이 사상 최초로 종합 4위를 차지하는 데 일조했다.
이 회장은 또 1996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IOC 위원으로 선출돼 2017년까지 활약했다.
이 회장과 스포츠를 얘기하자면 야구를 빼놓을 수 없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과 더불어 삼성 라이온즈 구단주를 맡아 8차례나 정상 정복을 할 수 있게 밑거름을 만들었다. 이 회장은 묵묵히 뒷전에서 팀원들을 챙기는 '포수 정신'을 본받으라는 말을 자주 했다.
이 회장은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과도 깊은 인연을 맺었다. 1987년 갤러리현대의 주선으로 백남준을 만났고, 이후 백남준은 자신의 작품에 일본 소니 대신 삼성전자 제품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념해 제작한 백남준의 설치작품 '다다익선'이 대표적이다. 삼성 TV 모니터 1003대로 만든 이 작품은 현재 경기도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이 회장은 사회공헌활동을 기업에 주어진 또 다른 사명으로 여기고 이를 경영의 한 축으로 삼기도 했다. 특히 이 회장은 1994년 삼성사회봉사단을 출범시켜 이같은 사회공헌활동을 조직적으로 전개했다. 기업으로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첨단장비를 갖춘 긴급재난 구조대를 조직해 국내외 재난현장에서 구호활동을 진행하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회장의 이런 철학은 임직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매년 연인원 50만명이 300만시간 동안 자발적으로 사회공헌활동에 나서고 있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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