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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제자린데 전셋값 고공행진… 서울·경기 갭투자 또 ‘꿈틀’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27 17:36

수정 2020.10.27 17:36

임대차법 시행후 매물 잠김 매매·전세 가격차 크게 줄어
노원·중랑 등 전세가율 60% 경기 아파트는 70%대 눈앞
전문가 "갭투자 불 붙을것"
최근 전셋값이 폭등하며 서울 중위가격 아파트가 몰린 지역과 경기도를 중심으로 갭투자를 묻는 문의가 늘고 있다. 서울 노원구의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조윤진 인턴기자
최근 전셋값이 폭등하며 서울 중위가격 아파트가 몰린 지역과 경기도를 중심으로 갭투자를 묻는 문의가 늘고 있다. 서울 노원구의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조윤진 인턴기자

"월계청백3단지 전용면적 49.77㎡가 8월 31일 3억5200만원에 거래됐는데, 현재 전세는 2억5000만원에 나오고 있어요. 전세가율이 71% 정도니까 차액으로 투자를 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서울 노원구 월계동 A공인중개사)

최근 전셋값이 폭등하며 갭투자(전세 낀 주택구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정부가 갭투자를 막기 위해 대출 규제를 강화했지만, 임대차보호법 개정 이후 전셋값이 폭등하며 굳이 대출을 받지 않아도 될 정도로 매매가와 전세가의 격차가 줄어들어서다.

2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외곽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갭투자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 최근 아파트값이 보합세에 머무르고 있지만 전세값은 하루가 다르게 뛰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최근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60%가 넘는 노원구, 중랑구 등 서울 외곽지역 중개업소에선 갭투자 문의가 성행하고 있다.

서울 노원구 청구3차 아파트 전용면적 85㎡는 지난 1월 5억8700만원에 거래된 이후 매매가 한 건도 없었지만 최근 전세난으로 전셋값이 오르며 호가가 6억6000만원으로 올랐다. 반면 전세는 지난 8월 26일 6억원에 거래돼 호가로 매매 거래가 이뤄질 경우 전세가율은 90%를 넘어선다.

인근 B공인중개사는 "매매가는 그대로인데 매물은 없고 전셋값이 막 오르다보니 최근 갭투자를 묻는 전화가 다시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경기도도 마찬가지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달 경기도 아파트 전세가율은 69.9%로 70%를 앞두고 있다. 지난달 68.7%에서 크게 오른 수치다.

지난 10일 4억7000만원에 매매된 김포시 구래동 한강신도시 반도유보라4차 전용 78㎡는 같은 달 3억9000만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다. 전셋값이 신고가를 기록하면서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8000만원까지 줄어들었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 금화마을3단지 주공그린빌 전용59㎡는 지난달 3억9000만원에 거래됐지만 같은달 전세가 3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4000만원이면 갭투자가 가능하다.


김포의 C공인중개사는 "김포는 비규제지역이라 대출 한도가 높고, 2주택자들도 1주택자와 동일한 취득세율을 적용받아 갭투자 접근이 상대적으로 쉽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집값이 보합세인 상황에서 전셋값이 폭등하는 상황은 갭투자자 증가와 함께 매매가를 밀어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시장이 안정되면 매매가와 전세가가 40% 이상 벌어져야 하는데, 최근 전세가가 오르며 내 집 마련에 심리적 압박감을 느낀 무주택자들도 매수 대열에 올라타는 경우가 늘었다"며 "시장이 꺾이면 깡통전세 위험을 안을 수 있다는 걸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조윤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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