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스가 첫 연설 철학이 없다"… 日언론은 싸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27 17:58

수정 2020.10.27 18:06

닛케이 "대국관이 부족했다"
요미우리 "중장기 대처 안보여"
【파이낸셜뉴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취임 후 첫 국회 연설을 둘러싼 일본의 주요 언론들의 시선이 싸늘하다. 너나할 것 없이 일국의 총리로서 '철학의 부재'를 꼬집었다. 한 마디로 '관방장관 때를 아직 벗지 못했다'는 것이다.

일본의 최대 유력 경제지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7일 사설에서 전날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국회 소신표명 연설에 대해 한 마디로 "대국관(大局觀)이 부족했다"고 촌평했다.

대국관은 넓은 시야를 갖고 판세를 보는 것을 말한다.

즉, 어떤 국가로 나아갈 것인지에 대한 비전 제시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닛케이는 심지어 "취임 후 40일이나 시간이 있었던 것 치고는 몹시 빈약했다"며 "대국관을 느끼게 하는 것은 별로 나오지 않았다. 일본을 어떤 나라로 만들고 싶은가는 전해지기 힘들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관료의 설명과 큰 차이가 없다"고 꼬집었다. 디지털청 설립 추진 등 각종 하위 정책들만 나열했지, 재정 건정성, 사회보장, 헌법 개정 등 거대 이슈에 대한 총리로서 비전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정권철학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스가 총리는 최근 아베 정권에 비판적 목소리를 낸 6명의 학자를 일본학술회의 임명에서 배제한 사건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취임 초기 70%대까지 치솟았던 지지율도 최근 두자릿수로 급락했다. 아베 정권 때 임명 배제가 이미 결정됐다는 이유 하나로 스가 총리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자동으로 통과시켰다는 게 정설이다.

진보성향의 아사히신문은 스가 총리의 연설에 대해 "국민의 가슴을 울렸는가"라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했다. 실무 중시의 각론은 알겠는데, 첫 총리의 소신 표명 연설치고는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휴대전화 요금 인하, 디지털청 창설 등은 이미 자민당 총재 선거 때 내놓은 하위 정책들을 재탕했다는 비판도 곁들였다. 아사히 역시 "전체를 관통하는 이념이나 사회상 제시는 충분하지 않았다"고 했다.


마이니치신문도 사설에서 최근 일본 학술회의 사건과 관련 "중요한 사항을 설명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마이니치는 "스가 총리가 '왜 임명에서 제외했는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피해왔다"며 "틀에 박힌 대답만 반복해서는 국민의 이해를 얻을 수 없다"고 일침을 놨다.


보수 성향의 요미우리신문도 "중장기적인 과제에 정면으로 대처하는 것이 총리의 책임"이라고 뼈아픈 지적을 내놨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