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시황·전망

하락장에 베팅하는 금투업계

김정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30 15:23

수정 2020.10.30 15:23

증권·자산운용사, 지수가 떨어지면 수익 내는 인버스ETF 매집
선진국 코로나19 재확산
미 대선 불확실성 증가로 약세장 전망
[파이낸셜뉴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금융투자회사)들이 하락장에 베팅하고 있다. 선진국들의 코로나19 방역 실패와 미국 대선 국면 등에 따른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에 대비한 전략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8월 13일 2437.53으로 마감해 올해 가장 높이 올랐으나 이후 횡보하다 이달 들어 완연한 하락세다. 기관과 외국인이 차익실현에 나선 탓이다. 8월 13일 이후 전날까지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홀로 9조3430억원 순매수했지만,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6조2812억원, 3조1473억원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특히 KODEX 200, TIGER 200, KBSTAR 200 등 일반 상장지수펀드(ETF) 중심으로 매수하던 금융투자는 최근 10거래일 동안 지수를 역으로 추종하는 인버스 ETF를 매집하고 있다.


기관투자자 가운데 '금융투자'(증권사, 자산운용사)는 전날까지 최근 10거래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200지수를 거꾸로 2배 추종하는 'KODEX200선물인버스2X'을 2439억원어치 순매수해 가장 많이 사들였다. 마찬가지로 지수 하락에 수익을 내는 'KODEX 인버스'도 1046억원 순매수해 약세장을 예상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재확산하면서 글로벌 경기 후퇴 가능성이 우려된다. 선진국 증시에 후행하는 국내 증시 특성상 단기 악재가 될 수 있다.

임성철 흥국증권 연구원은 "미국 및 유럽 등 주요국에서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재급증에 따른 더블딥 우려에 최근 변동성(VIX) 지수는 지난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변수가 재등장했다"며 "유로존은 프랑스와 독일을 중심으로 2차 봉쇄에 들어갔으며 미국은 지난 일주일 사이 일평균 감염자가 2주 전 대비 약 40% 증가하는 등 단기 경제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1차(3월), 2차(6월) 대비 절대적 속도와 감염자 수가 낮고, 유로존이 전체 봉쇄가 아닌 상점, 회사 등은 정상 운영하는 점을 감안하면 조기 통제 성공 시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약해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미국 대선 상황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임 연구원은 "미국 대선이 약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우세한 것으로 점쳐지지만 바이든이 압도적 승리를 거두지 못하거나 당일 현장투표에서 패배하는 시나리오가 발생하면 당선인 확정 지연 및 불복 소송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map@fnnews.com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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