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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에 숨죽인 서학개미… 거래대금 한달새 반토막났다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03 17:54

수정 2020.11.03 20:58

9월 228억弗→10월 128억弗
테슬라·애플·아마존 등에 집중
코로나 백신 나오면 반등 가능
기술주는 규제로 전망 어두워
美 대선에 숨죽인 서학개미… 거래대금 한달새 반토막났다

코로나19 재확산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조 바이든 후보의 미국 대통령 선거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서학개미'들도 미국 주식 결제대금을 크게 줄이며 관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거 이후에도 불복 선언 등이 현실화 되면 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대통령이 정식 취임하고 코로나19 백신이 나오면 미국 주식 시장도 다시 회복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3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10월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증시 결제대금은 128억7943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 228억4101만달러 대비 절반 수준이다. 거래량도 42만6701건으로 지난달보다 3082건 줄어들었다.

순매수 규모도 12억4795만달러로 지난 6월 이후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주식 해외 직구(직접구매) 열풍이 불면서 지난 4월 순매수가 20억달러까지 올라선 것과 비교하면 44%나 감소한 수준이다.

서학개미들이 가장 선호한 종목은 테슬라로 2억2981만달러의 순매수를 기록했고 이어 애플(1억4062만달러), 아마존(6677만달러) 등의 순이었다.

테슬라에 대한 순매수세가 이어지기는 했지만 3·4분기 순매수 규모가 15억18만달러인 것을 고려하면 순매수 규모도 줄어든 것이다.

서학개미의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은 10월 들어 가속화된 글로벌 코로나19 재확산세와 미 대선 불확실성 확대 때문이다. 이로 인해 뉴욕증시를 견인하던 대형 기술주(빅테크)들도 최근 힘을 잃고 있다. 설상가상으로원·달러 환율마저 달러당 1190원 수준에서 1130원까지 밀리며 해외주식 투자에 따른 환차손 마저 커지는 상황이다.

문제는 대선이 끝나더라도 중국 리스크와 빅테크 규제 등 여파로 기술주 반등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는 점이다. 투표 결과가 길게는 4주 후 나올 수 있으며 상원선거 결과, 코로나19 재확산 등 변수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미 선거 불확실성을 반영한 월가 공포지수(VIX)는 4개월만에 최고치까지 오르며 40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3일 초기 개표결과에서 바이든이 우세한 것이 가장 안정적이지만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볼 순 없다"며 "추가부양책, 대선 이후 정국, 코로나 확산 등을 볼 때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증시는 반등 후 연말까지 완만한 추세를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대선 이후 미국 의회가 정식 가동되고 1월 대통령이 취임하면 강한 부양책이 나올 수 있는 만큼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누가 당선되든 코로나19 추가 부양책을 내야하기 때문에 선거 후 증시가 6~12개월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기술주의 경우에는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 모두 빅테크 규제를 검토하고 있어 선거 이후에도 강한 모습을 보이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 전후로 신흥국 환율변동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석권한다면 달러약세에 힘이 더 실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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