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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억명 쇼핑 축제 '中광군제' 11일 시작...소비활력 척도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10 14:35

수정 2020.11.10 14:35

- 올해는 80만채 주택도 쇼핑몰에 나와..최대 1억7000만원 할인
- 불확실성에 대비한 '보복 저축'으로 예년에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캡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캡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8억명 이상이 온·오프라인에서 물건을 동시에 사들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쇼핑 이벤트가 11일 오전 0시부터 시작된다. 지난해엔 쇼핑 축제 개시 1분36초 만에 거래액이 100억 위안(약 1조6566억원)을 넘어섰다.

중국이 소비 활성화를 경제 회복의 돌파구로 지목한 만큼 이날 쇼핑 이벤트는 향후 소비 활력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 욕구가 분출되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0일 신랑망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이날 오전 0시부터 24시간 동안 할인 판매에 들어간다. 알리바바는 축제 기간 동안 T몰, 타오바오, 허마셴성 등 자사의 여러 온·오프라인 판매 채널에서 약 8억명이 쇼핑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광군제(싱글의 날) 혹은 솽스이(쌍십일)로 불리는 11월11일 쇼핑 축제는 2009년 11월11일 알리바바가 처음 시작한 뒤 징동, 판둬둬 등 다른 대형 온·오프라인 업체들도 잇따라 참가하면서 국가적 할인 축제로 자리 잡았다. 11월 11일로 특정한 것은 독신을 뜻한 ‘1’이 네 번 겹치기 때문이다. 싱글의 외로움을 쇼핑으로 달래라는 취지다.

올해는 중국 안팎의 25만개 브랜드가 참여하며 새로 선보이는 신제품도 200만개에 달한다. 특히 이번 축제에선 80만채에 달하는 주택이 정가보다 100만위안(약 1억7000만원)까지 저렴한 가격에 나온다.

샤넬, 디오르, 프라다, 카르티에, 피아제, 발렌시아 등 200여개 명품 브랜드도 판매 경쟁에 뛰어들 예정이다.

한국 제품들도 광군제의 쇼핑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엔 삼성전자,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브랜드 후, 휠라 등 세 개 브랜드만 축제 기간 동안 1억위안(169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알리바바의 해외 직접 구매 순위에서 한국은 미국, 일본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축제에서 또 다른 관심은 특정 목표액을 돌파하는데 얼마나 시간이 소요될지 여부다. 작년엔 1분36초만에 100억위안을 넘어섰다. 500억위안 초과에는 12분49초가 걸렸다.

중국 경제에서 소비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57.8%를 차지할 정도도 핵심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안정세 이후 각종 경기부양 정책에 힘입어 다른 지표가 상승 곡선을 그린 것과는 달리, 유독 소비만 기지개를 켜지 못해왔다.

반면 중국 지도부가 앞으로 경제 정책 방향 중 하나를 ‘내수 확대’로 잡고 경제활동을 재가동하면서 소비 역시 활력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할인 쇼핑 이벤트는 향후 중국 소비자의 심리를 파악하는 척도가 되며 중국 정부의 경제 정책 성공 여부도 추정할 수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올해는 예년과 같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올해 상반기 동안 코로나19는 이미 중국 경제에 타격을 입혔으며 상당수 소비자가 봉쇄 조치로 임금 삭감과 일자리 손실 등 피해를 입었다.

이 때문에 ‘보복 소비’가 아니라 향후 불확실성에 대비한 ‘보복 저축’을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보도했다.

SCMP는 “싱글의 날 소비 패턴을 중국 정부가 국가 경제 건전성의 핵심 지표로 면밀히 주시할 것”라고 전했다.


중국 인터넷 네트워크 정보센터의 4월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중국 인터넷 사용자는 9억400만명으로 급증했고 이 가운데 온라인 쇼핑 인구는 7억1000만명에 달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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