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항공·크루즈, 주가 상승에 자본조달 2라운드 돌입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11 07:45

수정 2020.11.11 07:45

[파이낸셜뉴스]
아메리칸 항공 소속 보잉 777여객기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 공항을 이륙하고 있다. 아메리칸은 10일 대규모 자본조달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로이터뉴스1
아메리칸 항공 소속 보잉 777여객기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 공항을 이륙하고 있다. 아메리칸은 10일 대규모 자본조달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로이터뉴스1

미국 아메리칸 항공과 카니발, 독일 루프트한자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후폭풍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던 항공·크루즈 업체들이 앞다퉈 자본 조달에 나서고 있다.

미국 화이자가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공동으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임상3상 시험 중간평가 결과 90%가 넘는 효과를 낸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들 업종 주가가 폭등하고 있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계속되는 영업악화로 1차로 조달한 자본이 말라가고 있는 이들은 이번 주가 상승을 기회로 2차 자본조달에 나서 생존하려는 몸부림을 치고 잇다.

10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아메리칸 항공은 신주발행으로 약 5억달러를 확보했고, 카니발은 이날 최대 15억달러어치 신주발행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루프트한자는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주식으로 전환되는 채권인 전환사채(CB)를 발행해 6억유로를 확보했다. 주가 상승을 기회로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더 많은 돈을 끌어들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최대 피해자 가운데 하나인 항공, 크루즈 업종은 화이자의 9일 발표 이후 폭등세를 기록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아카(ARCA) 항공업종 지수는 9일 19.4% 폭등해 3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호텔, 크루즈 선사 주가들도 급속한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UBS 미 주식·자본시장 공동 책임자 브래드 밀러는 "백신이 곧 나올 것이란 전망 속에 (항공·크루즈 등의) 최고투자책임자(CFO)들은 앞으로 2분기 뒤 자금소요 상황을 분석하고, 투자자들에게 지금이 정상화로 가기 직전의 마지막 자본조달 기회일 수 있다는 점을 주지시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항공·크루즈 업체들은 채권시장에서 항공기와 선박 등을 담보로 생존을 위한 자금을 마련해 왔다.

카니발은 팬데믹 이후 지금까지 100억달러 이상을 조달했고, 아메리칸은 167억달러를 끌어모았다.

아메리칸은 10일 현재 진행 중인 10억달러 주식 발행과 별도로 올해 말까지 145억달러의 유동성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른 항공·크루주 업체들도 이들의 뒤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퍼시픽 라이프 펀드 어드바이저스의 자산배분 책임자 맥스 고크먼은 "아메리칸의 주식 발행이 성공을 거두면 다른 항공사들도 자본 조달에 나서게 될 것"이라면서 "정부로부터 재정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워짐에 따라 이들은 자체적으로 자본을 조달해야 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fnSurvey